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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과 경쟁력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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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영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서 한국기업들이 지난 20여년간 겪었던 구조조정의 과정이 되살아났다. 시카고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던 때였다. 1998년 대우그룹이 위기에 처하면서 미국에 진출해 있었던 대우자동차의 정리작업이 시작되었다. 당시 자동차딜러쉽 관련한 부동산, 차량 재고 등의 매각과 관련하여 현지에 파견된 대우 주재원분들과 계속된 협의, 매입자들과의 치열한 협상 등을 눈보라치는 시카고에서 치렀다.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정리 작업도 매정하게 진행되었고, 주재원으로 나오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기약없이 귀국길에 올랐다.


2001년, 그 때는 뉴욕으로 근무지를 옮겨서 일하고 있을 때였다. 조양상선이 정리절차를 시작하였다. 뉴저지에 있는 조양상선 사무실에 근무하시는 분들과 정리작업을 진행하였다. 2003년, 한국종합상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었다. 당시에는 채권단 은행들을 대리하는 작업을 하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신청을 하였다. GM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기업들을 대리하여 공급계약 및 관련 매출채권의 보존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미국 파산절차 중에 생소한 '사전조율된(Prepackaged)' 구조조정안이 도입되었다. 약 1700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에도 불구하고, 불과 40여일만에 구조조정안이 채택된 것이다. 미 재무부는 자산구조조정 프로그램(Troubled Asset Relief Program)을 통해서 무려 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였다. 물론 그 중 약 80%를 추후에 회수하였지만, 국가경제의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2016~2017년 한국해운업계의 정리작업이 진행되었다. 2018년 3월, 미국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파산신청을 하였다. 이와 관련된 한국기업을 대리하는 일을 하면서, 지난 20여년간 한국기업들이 겪었던 구조조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작업은 계속되지만, 어렵게 습득하고 개발한 한국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술력은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방안들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김병수 외국법자문사 (쉐퍼드 멀린 서울사무소대표)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