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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중소기업발전기금 스캔들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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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몽골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조성된 정부의 저리대출 자금의 부당수혜 의혹으로 촉발된 파문이 최근 정부 최고위급 각료들의 잇따른 연루가 확인됨에 따라 몽골 최대의 정치 스캔들로 비화되는 등 몽골의 금융 산업 발전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모양새다.

몽골은 최근까지도 10%가 넘는 중앙은행 정책금리로 인해 중소기업 사업주가 상업은행 또는 비은행금융기관 등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통상 20% 이상의 높은 대출 금리를 부담하는 등 매출원가 대비 높은 금융비용으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3% 대의 저리로 대출자금을 직접 지원하여 금융비용 부담을 대폭 경감시키겠다며 중소기업발전기금을 설치·운영하였는데, 고위 공무원들이 제도를 악용하여 지원 대상이 아닌 자신 또는 지인의 개인 사업체를 내세워 부당 지원받는 방식으로 기금의 상당액이 이미 소진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일반 사업자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조사 결과, 현 총리 내각의 의원 3명과 그 가족들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업체에 기금의 상당액이 저리로 지급되었고 이 과정에서 모두 12명이 넘는 고위 공직자 등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이번 스캔들은 금년 최대의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대출 스캔들로 인해 기금의 대표자는 구속되었으며, 기금의 감독자인 국가 감사관과 관련부처 장관 등이 해임되었으나 총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부당 수혜 당사자인 일부 의원들이 금전 상환과 대국민 사과 요구를 거부하며 상황이 악화되어 현재 의회 다수당인 인민당은 사실상 와해되고 내각 불신임 투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또한, 정부의 거버넌스 체계 미 작동으로 인해 기금 운용의 공정하고 투명한 집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몽골 상공회의소 소속 3,500여개 회원사는 급기야 이번 대출 스캔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세금 납부를 보류하겠다고 선언하고 정부 재정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 체계 개편을 헌법에 명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대출 스캔들이 몽골 정부가 그간 야심차게 준비해 온 금융부문 안정성 강화를 위한 세부 법안들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하여 이번 스캔들의 발생원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해결방안 등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이번 스캔들을 포함하여 그간 역외계좌 탈세, 국영은행 대출부정 등 금융 부문에서 발생했던 부정부패의 가장 큰 요인은 몽골 중앙은행, 금융감독위원회 및 정부내각 등 정책 기구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국가 감사원 및 부정부패방지청 등의 사정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아직까지 은행자본과 산업자본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광산업, 금융기관 및 항공·운수업 등의 유력 기업가들 중 상당수가 몽골 의회나 내각의 실력자로 진출하여 막강한 정치권력을 함께 휘두르는 등 정경 유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부정·부패의 영향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금융부문 안정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법안들의 최종 입법 및 성공적 시행여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이미 입법화를 마친 은행자본확충펀드와 현재 입법화를 추진 중인 부실채권정리기금 법안을 들 수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개정된 은행법에 따라 개별 은행의 자산실사 결과 부실채권 비율이 높을 경우 정부 제재를 비켜가기 위해 일정 기간 내에 자기자본을 추가로 확충하여야 하는 점을 감안하여 이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공적자금인데, 그 운영이 본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지원은행 및 지원규모의 선정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이번 스캔들의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의 경우, 몽골 중앙은행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전문기관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작년 가을 회기 통과를 목표로 공적 부실채권정리기구 신설 및 기금설치에 관한 법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였으나 최근 정부 기금의 방만한 운영에 대한 비판이 고조됨에 따라 현재 법안 제출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몽골 정부의 공적자금 등에 대한 취약한 거버넌스에 따른 금융시장에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으로는 중국에, 산업적으로는 광물자원 등의 원자재 가격상승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취약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융부문 안전성 강화를 위한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 추진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여 해외투자자 등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한 문제해결 방안을 몇 가지 제언하자면 다음과 같다.

몽골의 정치 체계는 대통령 중심제와 내각 책임제의 중간 형태인 이원 집정부제인데 정부 기금의 책임자는 물론 부처별 고위공무원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아 거의 매년 내각 각료들 및 관련 공무원들이 교체되는 등 투명하고 일관된 업무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으므로 국가 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공무원의 최소 임기를 보장함으로써 기관 별 자정활동 및 감시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몽골 정부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상당수가 자신 또는 가족 명의로 별도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이와 관련한 이해상충 문제가 자주 발생하므로 사문화되어 있는 경업·겸업금지 규정 등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광산 노동자의 3분의 1에 불과한 공무원 평균 급여를 재정적 여건 하에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등의 제도적 노력을 병행하여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몽골 민주당과 인민당의 불안한 동거가 계속되는 지금, 이번 스캔들로 말미암아 지난 17년 6월 취임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바툴가 대통령이 고질적인 공공부문의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 어떠한 돌파구를 마련하여 혼란한 정국을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끝.


박경균 변호사 (한국자산관리공사 / 세계은행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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