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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프리즘

선거 유(有)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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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이라는 말이 있다. SF영화에 나온 말이긴 하지만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의 경영방식을 설명하는 유명한 말로 '리더의 구상과 확신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실제 결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을 뜻한다.


굳이 '현실왜곡장'을 떠올려 보는 것은 또다시 변호사회 선거 시즌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유독 선거에 다들 무관심한 느낌이다. 변협회장 선거의 경우 단독 출마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법조계 전체에 산적한 난제들을 누군가는 해결해야 함에도 여전히 선거 분위기는 차갑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런 와중에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변호사회의 수장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그려보면, ‘왜곡장’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즉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로 소통을 차단하면서 악습을 답습하고 반성은 없는, 왜곡의 리더십은 아니면 되지 않을까. 이는 단지 변호사회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길지 않은 연차에 감히 이렇듯 대표의 상(像)을 그려보는 것은 청년변호사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어려움들 때문이다. 로스쿨 제도 출범 이후 청년변호사가 급증했는데도 불구하고 변호사회는 변화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두려운 이유이자 새로운 변호사회가 필요하다고 믿는 이유다.

‘현실왜곡장’은 애플의 성공신화를 이루는 데 기여했지만, 유리하게 손질된 데이터와 그에 기반한 자화자찬식 평가라는 점에서 비난받기도 했다. 법조사회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호시절이 사라진 지 오래이며 그저 정글이다.

나는 선거에 유(有)관심한 유권자다. 투표장을 향하거나 그렇지 않았거나 나는 변호사들의 선택 또한 믿는다. 알게 모르게 변호사 사회가 선거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켜볼 것이다. 왜곡이 일어나는지를,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점철되는지를.

 

 

장희진 변호사 (지음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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