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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레임워크의 EU 자산유동화규정의 소개 및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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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2015년 9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자산유동화에 관하여 투자자유형별로 분산 제정되었던 각 규정을 통합하고 STS{단순하고(simple), 투명하며(transparent), 표준화된(standardized)} 방식을 촉진하는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의 제정안을 발표하였다. 이후 약 2년에 걸친 논의 끝에 2017년 12월 EU 자산유동화규정이 공포되어2018년 1월 시행되었고 2019년 1월 1일부터 발행되는 자산유동화증권에 대하여 적용된다.

이 새 EU 자산유동화규정은 금융투자 및 서비스를 위한 단일한 시장 형성을 도모함과 동시에 보다 강화된 금융투자자 보호를 구현하여 유럽연합 내에서의 자본의 유동성 및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계획인CMU(capital markets union)의 초석을 다질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EU 자산유동화규정의 핵심적인 내용과 관련 이슈를 소개하고, 우리나라 자산유동화시장의 활성화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어떠한 시사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2. 새 자산유동화 프레임워크의 주요 골자

새로 도입된 EU 자산유동화 관련 규정은 크게 새로이 제정된 자산유동화규정(Securitisation Regulation)과 자본금요건규정의 개정규정(CRR Amendment Regulation)의 두 가지로 나뉜다.

현재까지 EU에서의 자산유동화는 투자자유형, 즉 은행·보험·대체투자펀드(AIF) 별로 각기 다른 규정에서 규제되어 왔으나, 새 자산유동화규정은 이의 통합 및 STS 방식에 입각한 조화로운 규제를 목표로 한다. 규정(Regulation)으로 제정된 자산유동화규정은 각 EU국가별 국내법으로 시행해야 하는 지침(Directive)과는 달리 직접 법률로서 EU 전체에 적용되며, 2019년 1월 1일부터 발행되는 자산유동화 또는 거래포지션에만 적용된다.

자산유동화규정의 구체적인 사항은 세부적인 기준에서 별도로 마련될 것인 바, 이에 대하여는 EU의 은행감독기관인 EBA와 자본시장감독기관인 ESMA에서 세부 기준인 RTS(regulatory technical standards)와 ITS(implementing technical standards)의 초안을 각 마련하였고 그 최종 공포를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자산유동화규정안이 논의될 당시 유럽의회는 자산보유자 등의 위험보유비율 증대, 투자자의 유동화 보유포지션 공개의무, 사모거래를 포함한 모든 자산유동화거래에 대한 정보저장소 거래정보보고의무 등 보다 강화된 추가적 의무요건을 제시하였으나, 이는 채택되지 않았다.


3. 새 EU 자산유동화규정의 주요 내용
(1) 새 자산유동화규정(Securitisation Regulation)의 주요 내용

먼저 새로운 자산유동화 규정에서 '자산유동화' 개념 자체에 대한 큰 변경은 없음을 밝혀 둔다. 새 규정에서 다르게 제시되는 자산유동화 관련 의무를 위험보유의무, 투명성의무, 실사의무 이 세 가지로 나누어 간단히 살펴보겠다.

(가) 위험보유의무(risk retention obligations)

위험보유(risk retention)의무는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확립된 금융규제의 원칙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자산보유자(originator)등과 투자자의 이해관계를 동일선상에 두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정 전 EU 자산유동화 관련 규정인 CRR(Capital Requirements Regulation)에 의하면 기관투자자는 자산보유자, 스폰서(sponsor) 또는 원대여자(original lender, 이하 '자산보유자등')가 해당 자산유동화거래에 관하여 5% 이상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지, 즉 위험을 보유하는지를 확인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새 자산유동화규정은 자산보유자등의 '최소 5%'의 위험보유비율은 유지하면서, 과거와 같이 기관투자자에 자산보유자등의 위험보유 확인의무를 부여하던 방식(indirect approach)에 더하여 자산보유자등의 위험보유의무를 직접 명문화 하였다(direct approach의 추가). 또한 스폰서(sponsor)의 범위를 확장하여, EU 소재 여부와 상관없이 credit institution(예: 은행)인 경우 및 MiFID II(유럽연합은 2007년부터 금융시장을 규제하는 MiFID{Markets in Financial Instruments Directive (2004/39/EC)}를 제정하여 시행하여 왔는데, 이후 이를 개정한 MiFID II와 새로운 규정인 MiFIR(Regulation on Markets in Financial Instruments)를 제정하여 시행함)하의 investment firm도 포함하게 되었다.

(나) 투명성의무(transparency obligations)

새 자산유동화규정은 자산보유자, 스폰서 및 유동화전문회사에게 그 투자자와 감독기관, 그리고 잠재적투자자(단 요청시)에 대한 보다 강화된 거래정보 공개의무를 부여하였다. 이 공개의무는 가격책정(pricing)전 보고, 분기별(ABS)·월별(ABCP) 보고, 즉시보고(내부자정보) 등 각 단계, 공개내용, 상품 별로 세분화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세부기준에 규정될 예정이다.

(다) 실사의무(due diligence obligations)

기존 투자자별 각 자산유동화규정에서의 투자자 실사의무는 이제 새 자산유동화규정에서 하나의 단일화된 실사의무로 통합되었다. 투자자들은 자산유동화거래에 참여하기 전에도 일정한 실사의무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참여 후에도 계속적으로 자산유동화거래의 실적을 모니터하거나 스트레스 테스팅(stress testing)하는 절차를 수립하여야 하고 또한 감독기관에 자산유동화상품에 관한 이해도 및 위험관리능력을 입증하여야 한다.

(2) 자본금요건규정의 개정규정(CRR Amendment Regulation)

앞서 살펴본 새 자산유동화규정은 STS의 각 요소인 단순성, 투명성 및 표준화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자본금요건규정의 개정규정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STS 자산유동화 및 기관에 대하여는 규제자본(위험에 대비하여 보유해야 할 규제목적상의 최저자본)의 요건을 유리하게 적용시키도록 하고 있다.


4. 시사점

사실 EU에서 자산유동화에 관한 새로운 법적규제체계를 마련한 것은 금융위기 후 빠르게 회복한 미국의 자산유동화 시장에 비해 그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데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U는 분산되어 있던 자산유동화 시장을 통합하고 STS 원칙에 입각하여 투자자의 자산유동화 상품에 관한 신뢰를 회복하여 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EU 자산유동화에 관한 이 새로운 법적 규제체계는 그 긍정적인 도입취지에도 불구하고 약 2년 여에 걸쳐 오랜 시간 동안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현재까지 그 세부기준의 미확정, 법규준수를 위한 비용 증대 염려, 가격책정 전 거래정보 공시의무의 비현실성, 은행과 비은행간 보유자산정보에 대한 불균형 등으로 인하여 자산유동화시장에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 및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자산유동화 시장에서 공모시장 및 사모시장을 불문하고 유동화기법 사용의 증대가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EU의 새로운 자산유동화 규정이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을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나라의 자산유동화 시장의 활성화 및 향후 규제 방향과 관련하여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자산유동화 시장의 규제에서도 STS 방식은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EU의 자산유동화 규정이 STS 방식을 준수하는 자산유동화에 대하여는 규제자본에 관하여 유리한 방식을 적용해주는 것과 같은 시장 활성화 방안의 향후 결과는 특히 참고할 만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명 변호사 (씨티그룹 아시아퍼시픽 지역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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