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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의 개정을 강행하는 것을 두고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두고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고용노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산정방식 개정을 두고 다시 정부와 사용자단체들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신입사원 연봉이 5000만원에 이르는 현대모비스가 최저임금법 위반을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자 이런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본보 2018년 12월 13일자 3면).

사용자가 지급하는 임금이 최저임금법을 준수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임금 중 소정근로에 대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비교대상 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간급을 산정한 다음, 이를 시간당 최저임금, 즉 최저시급과 비교해야 한다. 문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1주 동안 개근한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에서 비롯된다. 월급에 포함된 주휴수당이 비교대상 임금, 즉 분자에 포함돼야 하는지, 그리고 주휴수당에 대응하는 주휴시간은 실제 근로를 제공한 시간이 아님에도 비교대상 시간, 즉 분모에 포함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됐던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비교대상 임금의 범위에 관해서는 2007년 주휴수당을 포함한 월 급여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판시한(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이후 같은 견해를 견지하면서 확고한 판례로 자리 잡았다. 그런 한편 대법원은 지난 6월 실제 근로하는 소정근로시간만을 가지고 비교대상 임금을 나누면 되는 것이고 근로제공 없이 유급으로 인정되는 주휴시간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 비교대상 임금을 나누는 시간 수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직후인 올해 8월 오히려 대법원 판결과는 정반대로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 및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까지 합산한 시간 수로 나누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고용노동부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우선 국회의 입법 사안을 손쉽게 시행령 개정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최저임금법이 위임한 한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고, 최저임금법 위반은 형사처벌 규정이 있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시행령의 개정은 삼권분립의 원칙과 법치주의의 이념을 훼손한다는 데 있다. 법령에 대한 최종 해석권한은 사법부에 있는데 국회가 아닌 행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대법원 판례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권력기관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상으로 하는 민주적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둘러싼 문제가 엄중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정작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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