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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제1조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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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준비하며, 그리고 요즘도 여전히 ‘업의 본질’을 고민한다. 본질을 제대로 알지 않고는 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본질에 다가갈수록 생각은 단순해지고 문제가 보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변호사업의 본질 하면 인권이나 공익을 얘기하곤 한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법 제1조 1항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고상하게 보이게 하는 이 규정은 1973년 1월 변호사법 개정으로 신설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1972년 10월 유신으로 국회가 해산되고 비상국무회의에서 정부가 발의한 법안으로 통과되었다. 변호사의 정체성을 이 규정에서 찾는다는 게 왠지 꺼림칙하다.

얼마 전 잡지사에서 취재를 하러 왔었는데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다’는 말을 아느냐면서 이제 좋은 이웃이 되려고 하시는 거냐고 묻는다. 사실 대부분의 우리 이웃은 변호사를 공익은커녕 분쟁을 원하거나 조장하는 그 무엇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어느 대형 로펌이 재판거래에 관련된 정황이 들어 나면서 변호사 모두의 윤리성이 의심받는 듯하다.

‘업의 본질’을 고민하며 어느 카드사를 주목해 왔다. “브랜드가 이데올로기를 가진다는 것”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광고 나래이션이다. 카드회사가 이데올로기라니. 업의 본질에 대한 자신감이라 생각했다. 문화마케팅은 이 카드사 전후로 나누어진다고 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신용카드와 문화가 어색하지 않게 어울리는 것은 그 만큼 업의 본질에 대한 분명한 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솔직하다. 착한 문화사업가도 아니고 문화로 사회에 공헌하려는 것도 아니고 문화를 사업에 잘 사용할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문화를, 그리고 사회를 바꾸어 가는 중이다.

변호사업의 공익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공익성은 규정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좋아 보인다고 개정 경위도 의심스러운 법률이 우리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가. 일 년에 몇 시간의 공익활동을 한다고 변호사는 다른 자격증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 변호사의 ‘업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사회와 더 소통하고 그 필요에 더 반응해야 한다. 그리고 솔직해지자. 변호사의 공익성은 여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조원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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