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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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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세간에 회자된 김영민 서울대 교수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는 명절이면 흔히 제기되는 친척들의 불편한 질문에 대한 대처방안이다. 칼럼은 "결혼이란 무엇인가", "후손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 그들을 당황시킴으로써 상황을 타개하라는 처방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그 이유로 “정체성을 따지는 질문은 대개 위기 상황에서나 제기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라고 설명한다. 


나도 갑자기 묻고 싶다. 최근 드루킹 사건도 있었듯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그것, “댓글이란 무엇인가?” 작금의 현실에선 다소 정치적 색채가 있는 물음이긴 하지만 오늘 나는 경쟁업체의 일그러진 상도덕 혹은 몇몇 블랙 컨슈머의 적개심 때문에 양산되는 악성 댓글에 대해 묻고 싶다. 허위 사실을 담은 100여자도 안 되는 댓글이 굴지의 중소기업을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밀어 넣는 경우들을 최근 목도했기 때문이다. 댓글이 과연 무엇이기에 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것인가.

뿐만 아니라 변호사로서 악성 댓글의 피해자와 함께 억장이 무너지는 때가 있는데, 바로 그들에 대한 낮은 양형 때문이다. 댓글 몇 개로 인해 기업은 짧은 시간에 매출이 ‘0’이 되는 것은 물론 가가호호를 방문해 진실을 호소해도 돌려받는 것은 물벼락과 소장뿐이다. 뒤늦게 가해자들을 색출해도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을 받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마저도 엄한 처벌로 여겨진다. 막대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수많은 직원들의 실직과 우울증 같은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에 과연 적절한 처벌인지 의문이다.

악성 댓글은 사회악이 된 지 오래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댓글알바’를 입력하면 그것이 얼마나 흔하고 편하게 여겨지는 인기 일자리인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처벌은 약하다. 오늘도 홍보 업체를 고용해 악성 댓글을 달았던 가해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듯 위기의 상황에서 던져보는 질문, 댓글이란 무엇인가. 처벌이란 무엇인가. 유명 칼럼에 기대어 볼멘소리를 해본다.


장희진 변호사 (지음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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