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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기회의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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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부쩍 추워지고 쌀쌀해졌다. 올해 역시 많은 일들을 겪으며 벌써 12월도 중순이 되어 가고 있고, 거리에는 언제부터인가 구세군들의 모습도 보인다. 필자는 오랫동안 법무사시험 학원에 수험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나가고 있는데, 12일엔 법무사시험 최종합격자가 발표된다. 작년 법무사시험 합격자들의 평균연령이 만 45.5세였다고 하는데, 금년은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법무사시험의 경우 특히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다양한 전공과 사회활동 경험을 가진 분들과 직장이나 공무원 등 정년을 앞두고 있는 분들도 상당히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모습 중 하나는 어느 국립대학에 정교수로 재직 중이신 분이 정년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작년에 법무사 1차 시험에 합격한 후 올해 2차 수험생으로서 열심히 수강하면서 공부하고 계신 모습이었는데,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누구나 개인의 선택과 역량 그리고 노력에 따라 언제든 공평하게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고, 얼마든지 자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지는 사회야 말로, 모든 사람이 바라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데 사회가 발전되고 안정화되면서 많은 교육을 받고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계층이동이나 신분이동의 기회가 사라져 가고 있으며, 요즈음에는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우리 사회의 교육시스템 등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닌 사회경제적 지위 대물림 통로로 이용되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14년여 전 지역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을 통하여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만들어 진 바 있고, 수 년 전에는 소득분배의 악화, 부와 교육의 세습, 빈곤이나 비정규직 등의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국민들의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는 내용의 법률이 필요하다며 입법이 추진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매우 필요한 법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법무사시험은 학력이나 성별, 전공, 그리고 연령 등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매우 공평하고 바람직한 전문직 선발시험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공무원 임용시험 등에서 연령 등에 차별 없이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고 본다.

나아가 여러 여건과 사정으로 로스쿨을 이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변호사 자격이나 판사·검사로 임용될 수 있는 기회가 일정 부분 보장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전문지식에다가 상당한 사회경험까지 한 사람들이 많은데,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언제든 학력이나 성별, 연령 등에 차별 없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판사나 검사가 될 수 있는 문이 실질적으로 개방되어야 할 것이다. 인재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고,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열악한 환경으로 교육을 못 받게 되는 불평등 문제도 없애야 할 뿐만 아니라, 여러 사정으로 기회를 가지지 못하거나 놓친 사람들에게도 언제든 '기회의 사다리'가 주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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