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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사법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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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화나 미국드라마를 볼 때면 범죄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불리한 상황이 되는 경우 진술을 거부하고 침묵하는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변호인도 피의자에게 진술을 거부할 것을 조력하는 모습이 나온다.


근대 형사사법에서는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형사소송법도 ‘미란다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피의자의 진술을 거부할 권리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사건 수사를 하거나 재판 관여를 할 때 가끔 드는 생각이 있다.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법이 인정하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는 있지만, 과연 거짓말을 할 권리가 있는가'이다. 즉, 피의자나 피고인은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고, 그 내용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피의자나 피고인이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까지 우리나라 법은 물론 선진국의 형사사법에서 권리로 인정하고는 있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는 그러한 경우 사법방해죄로 처벌을 할 수도 있다.

물론, 피의자나 피고인이 자신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와 같이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 증거인멸죄 등으로 처벌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어떠한 행위를 했을 때 기대가능성 등이 없어 처벌을 하지 않는 것과 그것을 권리로 인정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적극적인 거짓말 행위를 어떠한 권리처럼 해도 되는 것으로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할 때가 있다.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처벌이 달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형사절차상 보장되는 권리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다투는 것과 진술을 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구별하여 어떠한 차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누구든지 수사기관에서도 신성한 법정에서조차 거짓말을 해도 되는 것으로 여기지 않을까.


박성민 지청장 (속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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