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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스쿨 도입 10년, 법조계와 로스쿨학계의 타협이 필요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달 30일 ‘로스쿨 10년 개선점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예상대로 로스쿨 제도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첨예한 논쟁이 재점화되었다. 발제자로 나선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시험(변시)을 자격시험화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인데도 사법시험과 같이 일종의 정원제 선발개념으로 봐 합격자 수를 관리하고 있다" 면서 "변호사시험에 5번 탈락해 평생 변호사시험에 응시도 할 수 없고 로스쿨 재입학도 금지되어 8년의 시간을 소모하고 1억원의 빚을 지는 ‘낭인’이 해마다 400~500명씩 나온다”고 지적했다. 반면, 토론에 나선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의 특성상 양질의 변호사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력 없는 변호사가 다수 배출되면 결국 사법비용이 증가하고 의뢰인이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형식상 변시 합격자 수의 적절성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있으나, 그 배경에는 로스쿨 제도의 도입 취지, 로스쿨 교육 정상화, 법률시장 정상화 등 우리 법조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과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올해 제7회 변시 합격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변시 낭인’이 출현하는 현실은 ‘고시낭인’을 없애겠다고 한 로스쿨 제도의 취지에 역행한다. 현재 변시 합격자 수는 로스쿨 입학정원의 75%로 제한돼 있다.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정할 때 마련한 방침이었다. 이런 까닭에 매년 응시자가 늘어나면서 합격률이 떨어지고 커트라인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정책 당국의 직무유기인 동시에 법조인들의 무책임이다.

또한 변시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로스쿨생들은 다양하고도 수준 높은 법학 공부보다는 변시 합격에 필요한 단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법학 교육의 정상화를 가로 막는 일이다. 그렇다고 법조계 입장에서는 변시를 단순 자격시험으로 전환하는 데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최소한의 법률지식과 역량을 갖추지 못한 변호사가 양산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핵심적인 문제로 돌아가야 한다. 법률시장 대비 적절한 변호사 수를 확정하고 수급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 법률시장은 급격한 변호사 수의 증가로 인하여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 2012년 첫 변호사시험이 실시된 이후 매년 2000여명의 신규변호사가 법조시장에 진출해왔다. 2018년 초 변호사 등록자 수는 2만4000명을 넘었고, 2022년경에는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매년 증가하는 행정사, 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등 유사법조 직군을 합치면 법률시장은 포화상태를 넘었다. 변호사 1인당 연간 수임 건수는 2014년 20건에서 2050년 5.93 건으로, 연간 수익은 4344만원에서 2050년 1521만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변호사에게 법치주의와 공익의 대변자로서 최소한의 긍지와 품위를 기대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 수의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점진적으로 로스쿨 입학정원을 1500명으로, 연간 변호사배출 수를 1000명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로스쿨 학계는 변호사시험의 자격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로스쿨 학계와 법조계의 타협이 시급한 때다. 일본에선 이미 이루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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