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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사건을 처리한 법무사가 변호사법 위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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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들어가며

지난 2018년 10월 19일은 2004년 1월 법무사 시험의 3차 관문인 대법원에서의 면접을 통과하여 법무사시험에 합격하고, 연수과정을 거쳐 대한법무사협회에 등록함으로써 법무사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15년째 법무사업을 해 온 필자의 직업적 자긍심이 송두리째 뽑힌 치욕의 날이었다.

2017년 3월에 모 후배법무사가 7년 동안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하여 개인회생신청서 및 변제계획안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하여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 취급했다는 사유로 ‘변호사법’ 위반을 이유로 공소가 제기되었는데, 2018년 1월에는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검사가 항소하여 항소심에서 1심과는 다르게 2018년 10월 19일 유죄가 선고되었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위 판결이 서민들의 사법접근권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120여년 동안 사법서비스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법무사제도의 국가적인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나. 개인회생사건을 직접 처리한 법무사의 변호사법 위반 판결

1심판결의 요지는 “개인회생사건처럼 신청서와 함께 여러 종류의 서류들을 동시에 제출하여야 하고, 제출할 서류의 내용 역시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여러 종류의 서류들을 한꺼번에 작성하여 제출하기로 하고 그에 대한 보수도 일괄하여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금지하고 있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항소심은 “개인회생 등의 사건을 취급함에 있어 서류 작성 또는 제출을 기준으로 수임료를 책정한 것이 아니라. 사건당 수임료를 책정하여 받은 후 채권자 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안, 보정서 등을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법원으로부터 직접 받는 등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문서 작성 및 제출, 서류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인정된다. 개인회생 등 사건이 수임한 때로부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종료된다거나, 일부 관련 서류를 동시에 접수시킬 필요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며 변호사법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 위 판결의 부당성
(1) 개인회생사건은 정형화되어 있는 비송사건이다.

개인회생제도는 일정한 금액이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면서 장래 계속적으로 또는 반복하여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개인채무자가 일정한 기간 동안 일정한 금액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로서, 소송절차로 처리하지 않는 비송사건이다.

그리하여, 법원은 개인회생사건의 사무처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개인회생사건 처리지침(재민 2004-4)’인 재판예규를 통해, 개인회생사건을 관할하는 법원이 각종 양식을 작성 비치하도록 하고 있고, 이에는 작성요령까지도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1심의 판결이유에서도 명시한 것처럼 개인회생사건에 제출되는 각종 서류들은 그 양식과 작성요령 등이 정형화되어 있고(각급 법원 민원양식에서 제공), 한편 동 재판예규 제5조 제1항 단서 규정에 의하면, 채무자는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하여 개인회생절차개시신청과 동시에 변제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가능한 한 동시에 제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한, 법원의 양식에 의하면 개인회생신청서의 첨부서류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 등을 안내하고 있고. 한편 법원 홈페이지의 개인회생 절차 안내를 보면, 신청, 변제계획안제출(신청일로부터 14일 이내), 보전처분 중지명령·포괄적금지명령을 순차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회생 신청이라는 것이 신청서와 첨부서류가 일체로서 하나의 서류이다, 이를 분리할 방법이 없다, 또한 이어지는 절차도 법무사가 예견하고 정한 것이 아니라, 법원이 정한 절차에 따라 법무사는 법률전문가로서 의뢰인에게 안내하고 제시하여야만 한다. 개인회생신청을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받으면서 첨부서류를 법무사가 작성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따로따로 위임받으라는 것인가? 그러면 법원에서 각각의 위임장을 요구하였어야 맞다.

(2) 비송사건은 서류의 작성 및 제출을 대행하는 법무사의 업무영역이다.

법원의 개인회생업무는 회생위원이 처리한다. 회생위원은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01조에 의하면 법원사무관등, 변호사·공인회계사 또는 법무사의 자격이 있는 자, 법원주사보·검찰주사보 이상의 직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등이다. 이처럼 법에서 정하여 회생위원으로 법원에서 개인회생업무를 담당했던 자들이 법무사가 되고, 비송사건절차법이라는 과목을 유일하게 시험과목으로 두고 있는 자격자가 법무사인데, 이러한 법무사가 법테두리 내에서 개인회생신청서를 작성하고, 첨부서류를 작성하여 제출을 대행한 것은 법무사법 제2조가 예상하고 있는 업무영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법무사는 변호사처럼 법률전문가로 분류된다. 법원의 민원상담실을 보라, 법원은 직접 법률상담하는 기관이 아니고, 법관이든 법원직원이든 제3자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하므로, 개별적인 법률문제를 상담할 수 없으니,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나 법무사의 도움을 받으라는 안내가 법원마다 게시되고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18개 지방법원의 상담실에서 법무사가 매일 법률상담으로 하고 있다.

(3) 대리와 대행은 행위의 태양을 기준으로 분류할 것이 아니라 업무영역에 관한 문제이다.

변호사는 소송대리권이 있고, 이에 반해 법무사는 소송대리권이 없지만, 법무사는 법무사법 제2조에서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 및 제출대행을 할 수 있고, 이의 사무처리를 위한 상담·자문 등 부수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리는 수임자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즉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의 능력에 따라 소송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반해 비송인 개인회생사건은 법무사가 수임하든, 변호사가 수임하든, 사실관계에 맞게 작성해서 해당 자료만 제출하면 법원에서 인가할 것인지 말지를 결정하면 되는 단순한 사건, 즉 비송의 영역이고, 따라서 법에서 정한 범주 내에서 신청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행위는 당연히 법무사의 업무영역에 해당함에도, 단순하게 ‘사실상 대리’라는 이론만 가지고 이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의율한 것은, 120여년 동안 국민들을 위하여 생활법률 전반을 도와서, 사법접근권 확대에 기여해 왔던 법무사 제도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라. 성실했으나 불운했던 채무자를 위한 국가의 책무가 무엇인가?

더군다나 회생사건은 개인의 채무초과로 인해서 재정적으로 파탄상태에 빠진 개인이 국가로부터 구제를 받아서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인데, 이러한 국민들로 하여금, 변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저렴한 법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한다면 과연 국가는 누구를 위한 국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가 경제적, 재정적으로 파탄에 빠진 개인으로 하여금 많은 비용이 드는 변호사로 하여금 이 제도를 운용하게 한다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법무사가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법무사제도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해석자체가 잘못되었다.


마. 결어 - 서민들을 위한 사법접근권은 확대되어야 한다.

사회가 복잡하게 변화되어 국민들의 다양한 법률서비스 요청에 따른 맞춤형 법률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함에도, 금 번 개인회생 판결도 모든 법률문제는 오로지 변호사만이 독점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고에 기인한 것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사법서비스 요구에 부응할 수 없는 사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럼에도 이러한 현상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사법정의를 외면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국회에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법무사법에는 개인회생 사건 등에 있어 법무사에게 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격으로 하고 있다. 하루빨리 일반서민들의 생활법률분야에 대한 실질적 사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절름발이 법률서비스 체계가 아닌 가난한 사람들도 사법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완전한 사법체계를 갖춘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김혜주 법무사 (서울남부지방법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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