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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고심제도 개선 방안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의원이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본보 2018년 11월 12일자 1·3면 참고>. 법조계에서는 벌써부터 찬성론과 신중론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고심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논의에 물꼬를 트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법조계에 대한 관심은 온통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쏠려있는 반면, 정작 그 단초가 된 상고심제도 개선 문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대법원의 상고심 재판절차는 한마디로 파행에 가까운 지경이다. 대법원에 접수되어 처리되는 연간 사건 수가 4만건을 넘어 대법관 1인당 처리 사건수가 3천건을 훌쩍 넘었고, 그나마 심리불속행으로 처리되는 사건 수가 7할, 8할에 이른다. 상고심 사건의 대부분은 ‘소부’라는 이름의 합의부에서 처리되지만 한 명의 주심 대법관이 합의에 가지고 가는 사건 수가 100건에 이르니 사건 당사자로서는 과연 소부에서 실질적인 합의가 되는 것인지, 한 건을 심리하는 데 몇 분이나 들이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과거부터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회부 사건과 공개변론 대상 사건을 대폭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법률심·정책법원을 표방하는 대법원은 현실에 좌절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재판 받을 권리는 실질적으로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상고심제도 개선 방안은 대법관을 증원하는 방안, 상고허가제와 같이 상고심 심리의 대상을 줄이는 방안, 상고법원·고법상고부와 같이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방안이건 장단점이 있고 단체와 조직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양론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하기에 어느 방안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보다 충실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이 더욱 절실하고 시급한 것이다.

지금까지 상고심제도 개선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에는 대법원은 물론 국회, 행정부 모두 책임이 있다. 당초 상고법원을 둘러싼 문제가 상고심 제도 개선에 대한 대법원의 열망과 달리 국회와 행정부가 무관심했거나 협조를 거부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방안을 추진하고 어떤 절차를 거치든 직접 당사자인 대법원이 나서야 하고 그 중심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있다. 김 대법원장 본인도 인사청문회에서 사법개혁 중 중요 과제 중의 하나가 ‘상고심제도 개선’이라고 꼽으면서, 어떤 방안으로 하든 분명히 정해서 국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상고심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책임이 있는 모든 당사자들은 상고심제도 개선 논의가 늦어질수록 국민들의 손해는 계속 가중될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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