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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변호사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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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좀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창업을 한 지 이제 1년 8개월이 지나간다. 경쟁적인 시장 상황, 절실함, 혁신의 의미를 담고 싶어 ‘창업’ 했다고 한다. 개업이라고 하면 뭔가 하던 일을 그대로 자리만 옮겨서 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 변호사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다시금 치열하게 고민하게 됐다. ‘시대정신’과 ‘생존’ 사이에서. 종종 그 넓은 간극 사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한다. 그렇게 몇 바퀴 뛰고 나면 그야말로 탈진이다. 뭐 하나도 전부를 걸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건데 왜 분에 넘치는 목표를 세우느냐는 핀잔이 늘 주위에 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을 위해 살며, 왜 변호사를 하고 있는지를 자문하게 된다. 섣부른 과욕은 아닌지.


변호사는 내 적성에는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근사해 보이는 변호사의 삶을 살아왔다. 복잡한 문제의 중심에서 치열하게 해답을 고민하는 것이 좋았고, 어두운 얼굴로 왔다가 안도감을 가지고 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막상 좋은 일을 해보자고 치면 기회도 늘 있었고, 조금의 수고에도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창업 이후 ‘생존’의 문제가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나만 좀 적게 벌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든 모두의 삶이 유지되어야 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그러면서 차츰 변호사가 아닌 변호사업의 본질을 고민하게 되었다.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말이다. 고객을 찾아야 하고,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려야 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고객이 다시 돌아오도록 해야 하는 모든 사업의 ABC를 매일 생각하게 된다. ‘사’자를 떼어버리고 ‘업’을 보니 고민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눈높이도 낮아지고 시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명분과 현실 모두에 솔직한가? 전관예우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직역수호라는 구호 앞에서는 유연한 해석에 멈칫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명분 뒤에 숨어 자리를 보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서비스업으로서의 법률시장을 제대로 보고 올바로 접근하자. 여전히 시장은 있다. 다행스럽게도 시장은 그저 존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 수도 있다. 좋은 서비스를 받고 흔쾌히 비용을 지출할 법률소비자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그리고 여전히 마음 한쪽에 공익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힘들어도 한 바퀴 더 뛰어 보는 것이 어떨까. 흘리는 땀이 있어야 명분도 생기는 법이다.


조원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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