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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시위·소음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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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 보장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검찰이나 경찰 같은 수사기관에서 나서면 더 큰 난리가 나지 않겠습니까."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회나 시위에 따른 소음 문제로 고통을 호소하는 법조인과 시민들이 많은데도 서초구청은 물론 경찰이나 검찰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본보 보도(2018년 11월 8일자 3면 참고)를 보고 한 부장검사가 한숨을 내쉬며 한 말이다. 그는 "광화문 같은 곳은 여기보다 더하지 않습니까"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시작된 법조타운 일대의 집회·시위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를 맞아 1년 넘게 상시적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시위 주최 측이 법원과 검찰청 등을 향해 확성기를 설치해 두고 하루종일 틀어놓은 장송곡 등으로 대법관까지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며 탄식한다.

'이 법은 적법한 집회(集會) 및 시위(示威)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63년 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제1조에서 천명하고 있는 이 법의 목적이다.

집회·시위 참여자들도 저마다 타당한 주장과 억울한 사연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이 밝힌 대로 집회 및 시위의 권리는 공공의 안녕질서와도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하며, 특히 다른 사람들이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피해를 주어서도 안 된다.

지난 3월 군부대 이전에 반발해 부대 앞에서 한달 가까이 장송곡을 시끄럽게 틀어 장병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준 혐의로 기소된 주민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2013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한달 간 부대 앞에서 44~74db(데시벨)로 장송곡을 틀어 군인들의 업무와 훈련을 방해하고 군인 4명에게 스트레스 반응과 이명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을 심리한 전주지법은 "집시법상 소음기준을 준수했더라도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고,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여부도 집시법 규제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다. 법조타운 일대의 집회·시위 소음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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