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검찰은 민생사건 처리에 특단의 대책 세워야

지난 서울고검 및 산하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검찰이 지난 정권의 적폐청산이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수사력을 쏟으면서 민생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법무부가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중앙지검과 재경지검(서울동부·남부·북부·서부지검) 등 5개 검찰청의 월말 미제사건은 2만130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보다 3500여건이 급증한 것이다.

사건 처리 지연은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서 검찰 주변에서 사건 처리가 지나치게 지연되고 그 처리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개선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모든 사건에는 자유, 명예, 재산 등이 걸려 있어서 당사자의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건은 없다.

적폐청산 사건의 공소유지에 많은 검사가 투입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까지 불거져서 인력난에 빠진 검찰의 고충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일선 검사들도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원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는 매우 높은 반면, 법리적으로 매우 까다롭고 수사 진행도 어려워 보인다. 법원이나 법원행정처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에 대한 법원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적어서 소환 조사에 의존하다보니 인력과 시간의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 사건 처리가 지나치게 지연되거나 소홀히 되는 것은 방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검찰 전체 차원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사건과 아닌 것으로 분류하고 현재 인력을 재배치하고 임시적으로라도 외부 인력을 충원하는 등으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사건관계인들에게 지연 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감사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가급적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모든 사건이 그렇지만 국민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와 관련된 문제여서 수사를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서 최소한의 시간으로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 법원도 최대한 협조해서 불필요한 시간과 인력 낭비를 줄이고 언론을 통한 소모적인 논쟁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피해갈 수는 없다. 가급적 법원이나 검찰 모두 상처를 덜 받고 사안을 규명해서 처벌할 게 있으면 처벌하고, 제도를 개선할 게 있으면 개선해야 한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