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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예방적 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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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초에 음쓰(‘음식쓰레기’의 준말) 때문에 고초를 겪은 일이 있다. 결혼 전에는 항상 어머니께서 다 처리해주셨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막상 해 보니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다. 그 맛있었던 음식이 며칠 지난 후에는 정말로 악취 가득한 흉물의 쓰레기로 변해버린 것을 보는 것도 고역인데, 그것을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통에 떨어내는 과정에서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숨을 참을 수 없었던, 그때의 상황을 회상하면 아찔하다. 그러나 나름의 요령을 터득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음식물에 대하여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기 전에 처리하는 것이다.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전에 남은 음식물을 잘 정리하여 한 번에 쏟아 부으면 시각적·후각적 고통을 겪지 않고 버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나름은 발상의 전환이다.


필자는 소위 ‘예방적 사법’이야기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는 유독 사기 사건이 많다. 피해자의 말을 들어보면 안타까운 일들이 참 많지만, 그 안타까운 마음은 뒤로 하고, 조금 더 냉정하게 생각하면, 당사자가 더욱 꼼꼼하게 내용을 확인하였다면 사기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허무인 사기’이다. 주택 소유자로부터 위임을 받았다고 하면서 위임장을 보여주는데 그 진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빈틈을 이용하여 위임장 등을 위조한 후 타인 명의 부동산을 팔겠다며 매매대금 등을 편취하는 사기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공증사무소에서 매매계약서 등에 인증을 받게 되면 공증인이 매도인의 본인 여부 등을 확인해주기 때문에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크게 번거롭지도 않다. 최근 시행된 화상공증제도를 이용하면 공증사무소에 방문할 필요도 없이 전자공증 사이트(http://enotary.moj.go.kr)와 화상공증 앱('편리한 공증제도')을 통해 쉽게 공증을 받을 수 있다.

“필자가 음식쓰레기를 처리하면서 고통을 겪었던 것을 발상의 전환으로써 극복한 것처럼 화상공증을 적극 활용하면 사기 피해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면, 이는 지나친 비약일까?

박하영 부장검사 (법무부 법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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