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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로스쿨 교육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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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 드디어 로스쿨 10기생이 입학하였고 벌써 2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조만간 10년의 세월이 흐른다. 이즈음 로스쿨의 도입취지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아니 벌써 검토가 늦은지도 모른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제1조 목적조항에서 ‘이 법은 … 우수한 법조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조가 교육이념으로서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양,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유·평등·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 법조인의 양성’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로스쿨 교육은 법규정으로 그 연한이 3년 이상으로 되어 있는데 대개 3년 과정으로 하고 있다(4년이나 5년으로 해도 될 것인데 과연 3년보다 더 긴 수학연한을 가진 로스쿨을 선호할 것인지, 대학졸업 후 긴 수학기간이 부담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 과연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기초를 쌓고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 해결 능력을 갖춘 법조인이 양성될 수 있을까? 교육계는 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고도 했다. 솔직히 드러내 놓고 보자. 교과과정을 들여다 보자. 3년 동안 차분히 내실 있게 터득하기에 벅찬 과정이다. 단절 없이 3년만에 로스쿨을 졸업하고 바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기가 쉽지 않다. 1학년 1학기는 정신없이 지나간다. 1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법이론을 학습하더라도 그로부터 2년 후 3학년 2학기는 변호사시험 모드에 들어간다. 먼저 신입생들이 법학 선행학습이 있다거나 로스쿨 입학 전 몇 달간 열심히 법학공부한 것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더라도 자가적으로 선행학습으로 따라잡는다면 애초 로스쿨이 없어도 된다는 것인가. 3년을 모두 알차게 보낸다고 하더라도 그 넓은 영역을 충실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나 기초이론을 습득하고 연마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기초적인 법리들은 오랜 시간을 두고 확립해 온 것이고 모든 법분야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민법에서 핵심인 법률행위이론은 민법만이 아니라 행정법, 사회법 등 다른 영역에서도 기초가 된다. 이론적인 토대가 없이는 실무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헌법재판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려면 기본권이론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헌법소원이란 주지하는 대로 기본권이 침해되면 그 구제수단으로 제기하게 되므로 당연히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있는 기본권주체만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데 기본권이 무엇이고 그것을 누리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실무수행이 제대로 될 것이다. 로스쿨 과정에서 토대가 되는 기본법리들을 충실히 학습하여 기초를 다지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기초가 단단하면 전문과목들에 대한 이해와 적용발전이 가능하다. 복잡다기한 문제들도 기본적인 법리가 바탕이 되어야 제대로 해결된다. 로스쿨교육은 teaching이 아니고 learning이란 말이 있다. 암기식이 아닌 이해와 분석의 능력을 가지도록 하여 여러 전문적, 특수적 법영역에 접목해서 펼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하여야 한다. 결국 로스쿨 교육은 기초 중심으로 법률가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변호사시험은 어떠한가? 변호사시험은 로스쿨교육을 좌우한다. 하루에 3가지 시험을 치루는 것도 문제이고 합격률은 점점 떨어지며 시험내용도 이전의 사법시험처럼 암기 위주가 되어가고 있다. 법적 기본지식을 충실히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것보다 정해진 숫자만의 합격자를 인정하는 낙방시험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과부하를 줄여주고 기본소양과 법률가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시험이 되어야 한다.

많은 로스쿨 학생들이 학점취득에 매달리고 있다. 학사관리에 규제가 지나치다. 부실교육을 방지함으로써 자질 있는 법률가양성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나, 적정해야 한다. 일률적인 상대평가로 성실히 학업수행을 했으나 운 나쁘게 학점이 좋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여 학생들은 더욱 학점에 신경 쓰고 그로써 법률가로서의 기본자질을 갖추는 데 차분히 정진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이는 그야말로 헌법 제31조 대학의 자율성이 침해되는 것이기도 하다. 학사관리가 부실한 로스쿨은 그 졸업생들이 법조실무에서의 수행성과나 그 이전에 제대로 출제되는 변호사시험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올 것이므로 그 평가에 맡기면 될 것이다.

일신상의 영달을 위해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로스쿨로 개혁한 것이 아니다. 본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육, 그것도 법규범이라는 정의를 실천하여야 하는 법률가를 양성하는 법학교육, 로스쿨교육이 본래의 취지대로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하여 세계의 법률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글로벌 리딩의 법률가들도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10년이 지나는 로스쿨교육을 되돌아보고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재황 교수(성균관대)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