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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헌재 정상화'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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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태에서는 사건 심리도, 재판관회의도 불가능합니다. 급한대로 재판관 1명만이라도 충원돼 하루 빨리 헌법재판소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한 헌법연구관이 최근 통화에서 긴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지난달 19일 임기를 마친 헌법재판관 5명이 한꺼번에 퇴임한 지 이틀만인 같은 달 21일 대법원장 지명 몫인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이 우여곡절 끝에 취임했지만 9명의 재판관 중 3명이나 공석인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 선출 몫인 이들 재판관 3자리는 본회의 표결 절차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한데,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심사경과보고서조차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상 전원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심리가 가능한데, 재판관이 6명 뿐이어서 사건 심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헌재 규칙의 제·개정이나 헌재 공무원의 임면 등을 의결하는 재판관회의 역시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이 필요하다.

유남석 헌재소장은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취임 인사말을 하면서 "하루 빨리 재판관을 선출해 헌재가 본연의 업무인 재판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재판관 공백 사태는 국회 선출 몫의 재판관 추천방식을 놓고 여야 합의가 늦어질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여야 3당은 8월말이 다 돼서야 재판관 추천 방식에 합의했고, 그만큼 후보자 추천 절차도 늦어졌다. 게다가 국회의 경우 청와대처럼 따로 인사검증팀이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부실한 자체 검증은 '인사청문회 참사'로 이어졌다. 위장전입 의혹에 코드 인사 논란 등이 꼬리를 물고 터져나왔다.

여야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예산정보 무단 열람·유출 의혹 등을 둘러싸고 강경 대치하다보니 재판관 선출 문제는 점점 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법조계나 국회 안팎에서는 3명의 재판관 후보자 중 자질이나 도덕성 등에 별다른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이영진 후보자 선출안만이라도 먼저 처리해 헌재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 곧 국회는 각 상임위별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기존 여야 합의대로라면 이달 중 별도의 국회 본회의 일정은 없다.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인 4일 본회의가 이달 중 헌재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헌법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비정상적 상황을 끝낼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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