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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호회] 서울고등법원 밴드 '다락(多樂)'

"인사발령 나도 ‘多樂’만큼은 함께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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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밴드 ‘다락’이 지난 6월 압구정 락앤롤바를 빌려 외교부밴드와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밴드 ‘多樂’은 음악사랑동호회 소속 소모임으로, 서울고등법원에서 근무 중인 법관, 직원부터 시작해서 법원을 떠나 변호사 생활을 하시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법원은, 딱히 잘못한 게 없어도 불편한 곳이나 딱딱한 공공기관, 판사라는 분들은 가까이 하기엔 어려운 분들이라는 이미지가 일반적입니다. 그렇지만 서울고등법원 밴드 다락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판사님들은 그런 인식과 달리 자주 뵙는 동네 아저씨, 삼촌 같은 친근한 분들입니다. 가끔은 서로 합주실이나 뒷풀이 비용을 내겠다고 다투시는 걸 보면 전래동화에 나오는 의좋은 형제들 같기도 합니다.

영문으로는 'The Rock' … 록밴드


‘多樂’이라는 이름은 드럼을 연주하시는 성백현 서울가정법원장님이 지어주셨는데, ‘많을 多, 즐거울 樂’ 즉, ‘즐거움이 많다’ 또는 ‘흥이 많다’는 뜻으로 보시면 됩니다. 영문으로는 The Rock으로 쓰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Rock Spirit이 충만한 밴드입니다.

‘多樂’은 2009년 서울고등법원 법관 송년회를 앞두고 결성된 소규모 밴드로 출발하여, 작년 11월 합정 프리즘홀 단독 공연, 올해 6월에는 압구정 락앤롤바를 대관하여 외교부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10년이라는 기간에 비해 대외 활동이 적은 편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동호회로 밴드를 한다고 하면 간혹 서울중앙지방법원 ‘산들바람’으로 활동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저희 밴드는 신비주의 컨셉이라 다들 잘 모르십니다” 하고 넘기곤 합니다.

2009년 법관 송년회 앞두고 결성

올 외교부와 합동 공연 '일취월장'


다들 바쁘셔서 공연을 자주 할 수는 없지만 마음만큼은 프로 뮤지션들 못지 않게 열정적이십니다. 어느 부장판사님은 휴정기 때 휴가를 따로 가시지 않고 사무실에 나오셔서 기타 연습을 하실 정도로 기타에 푹 빠져 지내십니다.

보컬, 기타, 드럼, 키보드는 물론이고 다른 밴드에서는 구하기 힘들다는 베이스까지 2, 3명씩 있는 신기한 구성이 저희 다락의 특징이고, 법원을 떠나서도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컬은 물론 베이스까지 2~3명씩 

살레시오 청소년 위해 '희망 공연'도


이렇게 넘치는 열정을 동호회 차원에서 끝내지 않기 위해 매년 연말에는 법원청사합창단과 함께 살레시오 청소년 센터(6호 보호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지내는 곳)를 방문하여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들에게 처분을 한 장본인(?)들인 판사님들에게 ‘우리 판사님’ 하며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특성상 오랜 기간 법원에 남아 있을 수 없지만 음악이라는 관심사 하나로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밴드 ‘多樂’에 관한 글을 쓰다 보니 Hotel California의 마지막 가사가 생각납니다. ‘You can check-out anytime you like. But you can’t never leave.’ 저도 인사이동 시즌이 되면 서울고등법원을 떠나겠지만 ‘多樂’만큼은 떠나지 않고 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최선호 실무관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