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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명수 코트’ 출범 1년에 부쳐

지난 25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16대 대법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었다.

김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1년 동안 법원에는 어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을까.

김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여러 가지 각오를 다졌다. 우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랑받고 신뢰받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통합과 대외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좋은 재판의 실현을 최우선의 가치로 들면서 경청과 소통과 합의에 기반을 둔 민주적인 리더십, 사법부의 독립뿐만 아니라 법관 개개인의 내부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제도 개선, 전관예우 근절,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관의 책임성 강화, 상고심 제도의 개선과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등을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수직적 리더십이 아닌 수평적 리더십을 실천하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통해 사법부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최근 발표한 법원행정처 폐지, 법관 이원화 완성, 고등부장 승진제 완전 폐지 등은 김 대법원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청사진을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한편 과연 작금의 사법부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랑받고 신뢰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취임 이전 이루어진 1차 조사에 이어 취임 이후 2차 조사와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2차례의 추가조사에서도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의 성향, 동향 등을 파악한 내용의 파일은 존재하나, 비판적인 법관들에 대해 리스트를 작성해 실제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부과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김 대법원장은 지난 6월 수사 협조를 통한 진상규명의 방법을 결정했다. 그동안 법원 자체조사에서는 ‘판사 블랙리스트’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재판거래’ 의혹을 규명하고자 했던 데 반해, 이후 이루어진 검찰 수사에서는 그보다는 ‘수사기밀 누출 의혹’, ‘전직 수석재판연구관의 대법원 문건 유출 및 파기 의혹’ 등 법원 전체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확대되고, 그 과정에서 압수수색영장 기각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의견대립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대법원장으로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고, 사법부의 독립을 확고히 하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임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한 김 대법원장의 취임사를 기억하는 법관들은 대법원장이 혼돈스러운 이 상황에서 위기의 리더십을 보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형사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언제 최종적 판단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만을 바라보고 있다가는 사법부의 신뢰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사법부의 독립은 그 구성원들 스스로 지켜야하는 것이지 외부에서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그 구심점에 김 대법원장이 있다.

지난 1년보다는 앞으로의 1년이 김 대법원장은 물론 사법부의 앞날에도 무척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지난 1년간의 공과(功過)를 가리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하루 빨리 사법부 내부의 갈등을 치유하고 무너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과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다”라는 김 대법원장의 취임사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