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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술·체육인에 대한 병역특례제도, 폐지가 바람직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축구팀과 야구팀 선수들 중 병역미필자들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면서 형평성 논란과 함께 제도 자체의 존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에 대한 병역특례가 최초로 병역법에 규정된 것은 1983년인데(제44조 1항 7호), 당시 명분은 ‘국가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따도록 유도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체육특기자는 올림픽대회 3위 이상 또는 유니버시아드대회 및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 아시아 신기록 수립자, 졸업성적이 상위 100분의 10 이내인 한국체육대학 졸업자였다. 예술특기자의 경우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또는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이었다(시행령 제70조).

예술·체육인을 위한 병역특례는 1993년 초 폐지되었다가 1994년 다시 부활되었으나 체육인의 특례 대상이 대폭 축소되었다. 당시에도 현재와 똑같은 논쟁이 있었다. 당시 개정 병역법에서의 명분은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인데 이 문구는 현행법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 후 2002년 시행령 개정으로 월드컵축구대회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 2006년에는 세계야구선수권대회(WBC)에서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가 포함되었다가 2007년 월드컵축구대회와 세계야구선수권대회가 특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와 같이 체육특기자의 병역특례제도가 조령모개로 변경된 것은 대규모 스포츠 경기를 전후한 대중적 열기에 따라 우리의 국방정책이 좌지우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체육인을 위한 병역특례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등권 침해라는 데 있다. 병역의무는 헌법상의 의무로서 이에 관하여 모든 국민은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예술·체육인들의 활동이 국방력 증대에 기여한다거나 국방의무에 포함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는 터에 예체능으로 입상을 하였다는 이유로 병역을 면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군인들의 자존심과 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정신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한솥밥을 먹으면서 함께 열심히 훈련을 했음에도 메달을 딴 사람에 대하여만 병역을 면제함으로써 그렇지 못한 수많은 동료선수들을 좌절시키는 것은 스포츠정신에 반한다. 국제경기에서 메달을 많이 따면 국위선양 또는 국가의 이익이 된다는 발상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조화되지 않는다.

체육특기를 가진 사람이 입영을 하더라도 국군체육부대 등에서 훈련을 계속할 수 있고, 예술특기자도 제한적으로나마 군대 내에서 예술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입영할 나이에 체육 또는 예술 분야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예체능 특기자들에 대하여는 입영을 면제할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연령까지 이를 연기해 주면 될 것이다. 이로써 그들은 경력의 단절 없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고, 자신이 선택하는 시기에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다. 현재 병역특례제도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병무청은 더 이상 시시때때로 변하는 여론조사결과나 이에 편승한 정치인 등에 휘둘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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