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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행정소송법 개정 제대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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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원장 김용석)은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서울행정법원 개원 2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행사를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김정중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는 '사회보장 분야 권리구제 실효성 제고-의무이행 소송, 반쪽 구제에서 온전한 구제를 향한 출발'을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의무이행소송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의무이행소송이 가지는 분쟁의 발본적 해결 기능과 법원의 행정재판 전문성 강화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의무이행소송 도입 등에 관한 행정소송법 개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성중탁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공공갈등 분야 분쟁해결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공공갈등을 유발하는 각종 행정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통제방안으로서 예방적 금지소송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의무이행소송은 행정청이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법원이 그 부작위의 위법성을 확인하는데서 나아가 일정한 사항의 이행을 명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현행의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또한 '예방적 금지소송' 역시 행정청이 장래에 일정한 행정계획이나 구체적인 처분을 할 것을 우려해 그 일정한 계획 및 그에 기한 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미리 금지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한 실효성있는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제도의 도입이나 행정소송법 개정의 필요성이 이번에 처음 주장된 것은 아니다. 현행 행정소송법은 1984년 12월 15일 전면개정된 이후 35년 가까이 그대로 시행되어 오고 있어 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미 2002년 대법원은 행정소송법 개정위원회를 만들어 개정안을 마련하였으나 국회에 입법의견으로만 제출하였고, 법무부도 2007년 의무이행소송 도입을 담은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회기 만료로 폐기되었으며, 2011년 법무부가 다시 행정소송법 개정위원회를 발족하여 2013년 3월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법 개정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행정소송법은 국민의 권익구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률이다. 그와 같은 법률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35년 전의 모습 그대로 시행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과거 행정소송법 개정이 지속 추진되었음에도 개정에 이르지 못한 데에는 국민 권익구제의 실효성 확보를 표방하면서도 개정의 과정과 내용에 있어 기관간 이해충돌이 걸림돌로 작용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행정소송법 개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과거 일본이 행정사건소송법을 개정하면서 매번의 회의 논의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였던 것처럼 밀실에서의 전문가 논의를 벗어나 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부터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고 널리 수렴될 수 있는 방안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번 개정논의가 시작된 듯 하다. 이번에는 제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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