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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폭력사건 기사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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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지역에서 선고된 두 건의 성폭력사건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고등학교 제자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은 피고인에게 배심원들의 무죄평결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한 사안이다. 배심원 평결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통상 객관적 증거가 많지 않은 성폭력사건에서, 배심원들의 만장일치 무죄평결에 따르지 않고 유죄의 확신을 가진 재판부가 다른 결론을 낸 것이다. 또 하나는, 식당에서 피해자 옆을 지나가면서 손으로 피해자 엉덩이 부위를 움켜잡아 강제추행하였다는 사실로 불구속 기소된 피고인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한 사안이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피고인의 부인이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청와대 게시판에 국민청원글을 올리고 이를 본 많은 사람이 동의하면서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논쟁이 뜨겁다. 식당 내 CCTV 영상이 공개되고 그 영상만으로는 추행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며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맞는지, 그 정도 내용만으로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맞는지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두 사건 모두 피고인의 강제추행 행위와 관련하여 유죄가 선고되었고, 사실상 유죄를 인정할 직접증거는 피해자의 진술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사건에서 피고인이 다투는 경우 객관적인 직접증거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을 기초로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되고 쉽지 않은 일이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해 그 진술 내용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정황과의 모순 여부, 신고 동기나 법정 태도 등 여러 요소에 대한 검토결과를 언급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내용들이 모두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사건은 상당히 드문 편이다. 그렇기에 때론 국민들로부터 유무죄 결과에 대해 비난을 받기도 한다. 유죄로 인정하더라도 성폭력사건의 양형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다.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두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이런 성폭력사건에 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 재판부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 그리고 적절한 양형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였을까 생각하게 된다. 오늘도 어느 일방의 주장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겸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을 재판부에게 신뢰의 눈으로 마주하며 인내해 주길 소망해 본다.

권성수 교수(사법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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