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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패킷감청 헌법불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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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인터넷통신망의 감청을 허용했던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2항에 대해 지난 8월 30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간 인터넷통신망을 통해 오가는 전기신호의 경우 이 법조항에 기해 감청이 가능했다. 인터넷회선 감청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을 중간에 확보한 다음 재조합 기술을 거쳐 그 내용을 파악하는 소위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감청기간 동안 감청 목적이 된 특정 인터넷회선에 흐르는 모든 전기신호는 피의자 또는 피내사자의 것뿐만 아니라 그 회선을 공유해서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것까지 다 수사기관에 수집·저장되었다.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개인 통신자료의 양은 전화감청 등 다른 통신제한조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인터넷회선 감청의 경우 그 회선을 특정사용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자만을 타겟으로 하여 그자의 자료만 선별하여 수집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다른 사람의 자료가 수집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 통신비밀보호법상 공무원 등의 비밀준수의무,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자료의 사용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이 피의자 또는 피내사자 이외에 범죄와 관련 없는 다른 사람의 자료까지 다 수집하여 보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통신비밀보호법에 그 막대한 자료의 처리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나 통제 절차가 없었기에 얼마든지 수사기관의 자의에 따라 그 자료들이 특정인의 동향파악이나 정보수집 등 다른 목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인정보보호, 사생활보호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과 국가 및 전 세계적인 문제의식, 그리고 그에 따른 법제도의 개선 경향이 뚜렷한 현 상황에서, 단지 수사의 필요성과 일정한 기술적 불가피성만을 이유로 우연히 취득한 범죄와 관련 없는 제3자의 막대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적절하게 통제할지의 문제를 등한시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러한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감청의 필요성 등은 인정하나 적절한 사후적 감독 또는 통제의 필요성을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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