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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

[추도사] '易地思之'·'至誠無息'의 자세 늘 기억하겠습니다

- 청담(晴潭) 최송화 교수님 영전에 바치며 -

 

애석하게도 2018년 9월 1일 오후 3시경 대한민국 법학계는 어두운 밤하늘에 떠있어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하는 북극성과 같이 빛나는 청담(晴潭) 최송화 교수님을 잃게 되었습니다.

청담 선생님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공법학자이자 행정법학자로서 서울대 법대 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하셨고, 한국 하버드 옌칭학회 회장,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행정판례연구회 회장 그리고 한국행정법학회 초대 회장을 비롯하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과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 초대 원장의 중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셨습니다.

청담 선생님은 온화한 인품과 언제나 환한 미소로 많은 부족함이 있는 제자에게 따뜻한 격려와 심오한 가르침을 일깨워 주셨고,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길러낸 이 시대의 참스승이셨습니다.

지난 7월 5일 개최된 청담 최송화 교수 희수기념논문집 봉정식에 참석하실 때만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제자들은 물론 당일 참석한 분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헤어지시며 또 만나기로 약속하셨습니다. 그 후 제자가 8월 중순 무렵 청담 선생님께서 재활치료를 받고 계시는 요양병원에 한국행정법학회 이광윤 회장 등과 찾아뵈올 때만 해도 사진도 함께 찍으시고 말씀도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홀연히 저희들 곁을 떠나시니 제자는 황망(慌忙)하여 할 말을 잊은 채 깊은 상심과 큰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청담 선생님의 평소 지론인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쉬지 않고 정성을 다하는 지성무식(至誠無息)의 자세로 학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년퇴임 후 공직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지혜와 경륜을 통해 크나 큰 공헌과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 내셨고, 이 땅의 법치주의와 법률문화의 창달을 위해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청담 선생님은 평정심을 견지하시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으시고 일평생 중용의 덕을 실천하셨으며, 제자에게 어느 한쪽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있고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역설하셨습니다. 청담 선생님께서 평생동안 흉금(胸襟)에 간직하신 화합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에 기초한 화(和)의 철학과 공익우선의 학문적 지향점은 이념적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통합하고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학덕을 겸비하시고 고덕대현(高德大賢)의 경지에 오르신 청담 선생님께서 평생의 학문적 화두로 삼으신 법치주의가 우리 사회에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스승께서 남기신 뜻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제자가 학문적으로나 덕성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가르침과 고마움을 추사(秋史)의 세한도에 새겨 넣은 장무상망(長毋相忘)의 낙관처럼 오랫동안 잊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

청담 선생님께서 남은 여생동안 완수하고자 하셨던 미완의 일들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영면하시기 바라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제 고인이 되신 청담 선생님의 명복을 삼가 기원합니다.

김용섭 교수(전북대 로스쿨·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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