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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걸테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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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테크의 핵심은 문제되는 사안에 맞는 정확한 입법예측, 행정처분예측, 판결예측에 대한 능력이다. 아래에서 위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우리 리걸테크 산업의 미래를 진단해 본다.


입법예측

미국의 Fiscal Note는 연방정부, 연방의회, 주정부, 주의회가 공개하는 공공정보를 수집해서 이를 실시간, 누적적,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특정 입법사안의 입법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인공지능 솔루션이다. 특히 의사결정자들, 연방의회 의원 및 주의회 의원들의 표결성향을 분석해 이를 토대로 특정 입법사안의 표결결과를 예측해 준다. 로비스트와 로펌에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해 온 이해관계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많은 카피캣들이 나올만큼 성공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의회의 공공정보공개가 미흡하고 국회의원들의 표결이 소위 당론에 따라 좌우되어 예측가능성이 매우 떨어져 피스컬노트와 같은 솔루션의 출현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행정처분예측

선진국은 정보공개법에 의해 정부의 의사결정자료, 행정처분결과 및 그 기초자료에 대한 공공정보공개가 활성화되어 적법행정, 책임행정의 구현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합리적인 행정처분의 예측이 가능하다. 미국의 수많은 리걸테크 회사들도 이와 같은 공공정보를 활용해 예측력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련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으며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정부가 대부분 비공개처분을 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당연히 정부의 자료를 API를 통해 자동화된 분석을 하기 어려워 인공지능의 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판결예측

미국 IBM의 ROSS는 파산사건에 있어서 기업의 청산가치와 존속가치에 대한 법률가의 판단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변호사다. 이미 유수한 로펌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성과를 보아 적용 법률분야를 넓혀간다고 한다. 미국은 판결문은 공공정보로 취급돼 원문이 공개되고 있어 공개된 판결정보를 분석해 문제되는 사안에 대한 판결예측이 가능하다. 심지어 개별 법관별 성향도 분석해 특정 판사의 판결예측까지 제공하는 사업모델이 출현하고 있다.

우리는 헌법에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라는 조문이 있음에도 대법원은 판결문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확정판결의 일부만을 비실명처리를 거쳐 공개하고 있다. 또 API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므로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된 분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부분 소송사건이 하급심에서 확정되므로 하급심 판결의 전문이 공개되어야 특정 사안별로 정확한 판결동향이 분석되어 이를 토대로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법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난망한 상황이다.


한국 리걸테크의 미래

빅데이터를 공급받아 학습하는 해외 법률 인공지능이 우리보다 앞서서 고도로 발달하게 될 것은 명백하다. 당분간 해외 법률 인공지능이 국내에 진출해도 학습할 데이터가 없으므로 일종의 진입장벽의 효과가 있으나 이는 쇄국정책으로 서구열강을 막으려던 구한말의 미봉책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나중에 국민들의 요구가 봇물같이 쏟아져 공공정보가 전면 공개되면 고도로 발달한 해외 법률인공지능을 이길 토종 법률인공지능은 전무한 상황이 될 것이고, 우리 법률시장은 그대로 해외사업자에게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 종속될 것이다. 이들 해외 법률인공지능은 무료로 서비스될 것이라서 변호사 시장을 파괴하더라도 현재 변호사법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변호사만이 법률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규제쇄국정책이 무너져 주권을 뺏기는 건 시간문제다.

구태언 변호사(테크앤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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