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법정 통역인 인증시험’ 전국 법원에 확대를

지난 8월 25일 수원지방법원은 법원 최초로 법정 통역인 인증시험을 실시했다. 이날 후보자들은 약 3시간에 걸쳐 구술시험과 필기시험을 치렀는데 수원지법은 완성도 높은 인증시험을 마련하기 위해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과 공동연구진을 꾸려 준비해 왔다. 선발된 통역인은 내년부터 수원지법 관할 법원의 법정 통역인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법정 통역인은 단순히 외국어 회화능력 외에도 재판 절차에 대한 이해와 법률용어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재판부와 외국인 당사자 사이에서 정확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제화시대에서 재판을 받는 외국인은 점점 늘고 있다. 외국인 사건은 주로 형사사건과 난민사건이 많다 보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부에는 외국인 전담재판부가 있다. 또한 난민사건은 매년 급증해 2017년 서울행정법원 전체 1만870건 중 3143건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4년 전 296건에 비해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당사자 출석을 원칙으로 하는 형사사건에서 외국인 피고인은 법정 통역인을 통해 재판절차를 안내받고 재판부와 검사의 진술내용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범행을 부인하는 사건일수록 법정통역의 중요성은 커진다. 정확하게 재판진행상황을 피고인에게 통역해 주고, 피고인의 진술을 정확하게 통역해 주어야 충분히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외국인 형사사건은 면세점 등에서의 카드신용사기나 보이스피싱 범죄가 많은데, 이런 비거주 외국인 피고인들의 경우는 낯선 나라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사실 자체에 매우 불안한 심정을 가지다 보니 법정 통역인에게 더욱 기댈 수밖에 없다.

난민사건에서는 난민의 지위 인정 여부와 관련해서 증인의 증언이 매우 중요하다. 증인들 역시 거의 대부분 외국인들이고 특히 영어권보다는 비영어권 증인들이 훨씬 많다. 법정 통역인이 증인의 증언을 정확하게 통역하지 못하면 안 그래도 엄격한 난민소송에서 승소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17년 난민소송에서 난민의 지위가 인정된 것은 단 6건이었는데, 이러한 결과와 관련해 부실한 법정통역능력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동안 법정통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말하는 내용에 비해 통역내용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부실한 법정통역은 당사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외국인 재판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 왔다. 이번 수원지법의 법정 통역인 인증시험을 계기로 전국 법원에 통일된 법정 통역인 자격요건이 시행되고, 검증된 통역인들을 통해 외국인 재판에 대한 사법신뢰를 높이게 되기를 바란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