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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구속해야 성공한 수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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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이 지난달 말에 끝났는데, 여론이 ‘실패한 특검’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아마도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더 이상의 수사진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핵심 참모였던 김경수씨가 드루킹과 8840만건의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하였다는 사실을 인지하여 기소하였으니 만일 유죄가 된다면 큰 성과를 거둔 수사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초기 경찰과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 보지 않고 수사기간 연장신청 자체를 포기한 것이 못내 아쉽다. 특검은 기존의 수사기관이 하지 않았거나 잘못한 부분을 밝혀내는 데에 더 큰 존재 의미가 있는 것이다.


피의자를 꼭 구속해야만 성공한 수사인가? 필자가 검사생활을 시작한 1993년에는 영장실질심사가 시행되기 전으로 특히 검사가 직접 인지하여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는 거의 전부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그때는 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피의자를 구속시키는 것은 정말 ‘식은 죽먹기’였다고나 할까. 사법연감에 의하면 영장실질심사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1996년에 구속된 피의자가 14만3068명이었으나 2016년에는 3만2395명에 불과하다. 매년 웬만한 도시 인구인 15만명 가까이 구속되어 오다가 이제는 거의 2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물론 판결선고 시에 법정구속이 되는 경우가 만명 정도가 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구속자가 현격히 줄어들었다고 하여 우리 사회의 부패가 더 만연하고 혼란스럽다는 등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구속영장 기각 문제로 검찰과 법원의 갈등이 자주 화제가 되고 있고, 해결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물론 법원의 구속기준이 오락가락한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구속이 여전히 수사의 목표가 되고, 구속되면 이미 피의자는 범인으로 낙인되어 한참 후의 재판결과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구속은 피의자를 너무나 처참하게 만들고 그 주변에도 치명적인 고통을 주게 된다. 구속영장 청구가 20여일이나 미뤄지는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보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바로 앞두고 성완종 전 국회의원과 변창훈 검사의 죽음 등을 무수히 보았다. 검사 시절 구속을 많이 시킨 것으로 유명했던 전 법무부장관이 구속되고 보니 참 억울하게 갇힌 사람이 많은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후회를 들은 적도 있다.

수사기관과 국민들은 구속에 대한 지금까지의 생각을 빨리 바꾸어야 할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수사를 위하여 필요하면 체포제도를 이용하여 피의자를 일시 잡아놓고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런 후에도 실형선고가 불가피하여 도주할 염려가 있거나 정말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피의자를 구속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구속기소를 한 경우라도 피고인의 청구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석으로 석방하여야 한다. 이게 불구속 수사와 재판의 원칙이고, 형사소송법의 지엄한 명령인 것이다. 제발 구속에 그만 목매달기 바란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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