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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술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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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힘들여 개발한 기술과 인력을 대기업이 빼내어 쉽게 신규 사업을 시작하고 그 중소기업은 망하게 된다는 스토리는 이미 일반인에게도 알려진 인식인 듯싶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행사의 제목 자체가 '대기업의 기술탈취, 기술편취 피해사례 발표 및 근절 방안 모색 발표회'인 것으로 보더라도 그러하다. 과거의 사례들을 보면 불균형한 지위에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그러한 지위의 격차가 기술의 대가 없는 이전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약자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 중의 하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하듯 반대의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할 때 그 부품의 사양은 대기업의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는 것이고 기술 개발 과정에서 많은 경우 일방적인 납품사의 개발이 아닌 발주사와 납품사 사이의 기술 협의가 이루어진다. 자동차와 같이 부품의 안정적 공급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거래선 다변화 정책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 사태에서 본 것처럼 제대로 된 Plan B가 없으면 기존의 납품 업체들도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다른 예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와 퍼블리셔 사이에서 개발사의 부족한 서버 운영 기술에 대한 퍼블리셔의 기술 지원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개발 경험이 풍부한 퍼블리셔의 경우에는 작지만 중요한 자신의 개발 노하우를 제공하여 그 게임의 흥행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진 기술을 마치 자신이 새롭게 생각해 낸 것인양 가지고 와서 기술설명을 하고서 그 기술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혁신과 성장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가짐을 설파한 슘페터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 정부의 화두인 공정경쟁과 혁신성장은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은 것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 보완도 중요하지만 이는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가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을 정책당국자들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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