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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조문해설

50. 제36조(재판·수사기관 공무원의 사건 소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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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건 당사자나 사무 당사자가 민법 제767조에 따른 친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의 의

본조는 우리 법조계의 대표적인 비리행위로 지탄받았던 의정부·대전에서 발생한 사건 후에 도입된 규정이다. 그 당시 법관, 검사들은 변호사와 동업하는 것처럼 사건을 소개해주고 그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재판기관 중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것을 본연의 직무로 삼고 국가로부터 받은 급여로 생활함이 공직자의 마땅한 도리이다. 수사기관의 검사 역시 공명정대하게 수사와 기소권을 행사하여 정의로운 법질서 확립에 헌신해야 한다. 그럼에도 또 다른 소득을 기대하며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의 사건 당사자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를 하는 행위는 사건브로커와 같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 할 수 있다. 법관이나 검사로부터 특정 변호사를 소개받은 의뢰인은 그 사건의 재판이나 수사까지도 영향력을 끼쳐 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그로 말미암아 재판과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됨은 말할 것도 없다. 사건소개를 받은 특정 변호사는 필연적으로 그에 대한 보답을 하는 등으로 금품이 오갈 가능성이 있어 공직사회를 부패케 하고 청렴성을 훼손하게 된다. 사건소개를 한 공무원은 그 사건의 소개에 그치지 않고, 직접 동료 공무원에게 그 사건의 선처를 부탁하여 현관예우의 병폐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 


2. 재판·수사기관 공무원의 사건 소개 등 금지

재판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사건의 수임에 관하여 당사자 등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재판기관’이란 재판업무에 종사하는 법원조직법이 정하는 각급 법원은 물론 그 외에 헌법재판소, 군사법원을 말한다. 행정심판을 담당하는 일반 행정심판위원회는 물론 특별 행정심판위원회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수사기관’은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경찰, 검찰,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하는 자, 군사법원법에 따른 군검찰부를 말한다. 물론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사건수임을 위한 소개 등의 금지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재판과 수사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은 법률사건의 처리를 주관하는 기관이라는 점과 함께 변호사의 직역을 송무 중심으로 파악해 왔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재판과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법관이나 검사처럼 재판 또는 수사업무를 그 권한으로 하지 않더라도 보조적인 직무를 맡고 있어도 상관없다. 재판·수사기관 공무원이 사건소개나 알선을 하면 충분하고, 반드시 수임약정이 체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는 재판·수사기관 공무원이 소개하는 해당기관 사건의 수임이 금지된다. 변호사윤리장전 역시 “변호사는 법원, 수사기관 등의 공무원으로부터 해당기관의 사건을 소개받지 아니한다”(제40조)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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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사건

변호사법 시행령 제8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 대하여 재판기관과 수사기관을 특정하여 해당 공무원이 근무하는 기관 또는 시설의 종류를 명시하고 있다.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이란 현재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기관을 말한다. 예컨대 대검찰청에 근무 중인 공무원은 대검찰청에서 취급 중인 사건을 소개하거나 알선 또는 유인할 수 없다. 실제 근무하는 기관으로만 한정하고 있어 주기적으로 전보되어 근무하는 공무원의 특성상 사건소개를 금지하는 입법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다만, 수임제한 대상 국가기관을 정함에 있어 파견, 직무대리, 교육훈련, 휴직, 출산휴가 또는 징계 등으로 인하여 실제로 근무하지 아니한 국가기관은 제31조 제3항을 적용할 때 수임제한 대상 국가기관으로 보지 아니한다(변호사법 시행령 7의2③)는 규정을 비춰보면,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당해 기관의 사건만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시설’이란 수사 및 재판과 관련하여 설치된 시설로서 교도소·구치소, 보호감호소·치료감호시설 등과 같은 곳을 말한다(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3). 재판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이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수임과 관련하여 소개해서는 아니 되는 대상자는 사건 당사자나 그 밖의 관계인이다. 사건 관계인까지를 포함시키고 있어 소개의 대상자는 거의 제한이 없다. 소개나 알선 또는 유인의 동기는 불문한다. 당사자나 관계인의 요청이 있더라도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할 것이다. 


4. 민법상 친족인 경우의 예외적 허용 등

다만, 사건 당사자나 사무 당사자가 민법 제767조에 따른 친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재판·수사기관 공무원은 자기가 근무 중인 기관에서 취급 중인 사건 당사자가 민법상 친족인 때에는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수임을 위하여 소개나 알선을 할 수 있다.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상규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그 법률사건에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다면, 친족에게 적극적으로 변호사의 선임을 권유할 수도 있다. 다만, 공무원이 친족의 명백한 의사에 반하여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거나 유인하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할 것이다. 본조를 위반한 재판·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변호사법 117② 1의2). 과태료 부과는 경한 제재이므로 엄한 징계처분도 병행되어야 한다. 교통사고 전담 경찰관이 특가법위반(도주차량)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은 변호사법 제36조를 위반한 것이다(서울행정법원 2011구합12962 해임처분취소).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교수·변호사법 주석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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