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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예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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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를 비롯한 모든 판사들은 물론 모든 직업인들이 자신의 작업결과나 직무수행에 대하여 가장 듣고 싶은 하는 말은 바로 이 말일 것이다. "예술이야!"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예술작품의 평가는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누군가에게는 황홀할 정도로 멋지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형편없는 쓰레기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마크 로스코라는 작가는 빨간색 네모 모양을 주로 그리는데 그림이라기보다는 캔버스의 면을 3개로 분할하여 2-3가지 색깔로 칠할 것에 불과함에도 그의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911억 원에 낙찰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리움미술관의 제일 좋은 명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사이즈와 강렬한 색채를 통하여 많은 이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고 있다. 또한 루치오 폰타나라는 작가는 캔버스를 칠한 다음 칼로 캔버스의 2~3군데를 찢어 놓거나 구멍을 내놓을 뿐이어서 그의 행위를 작품에 칼질을 하여 작품을 손상시킨 행위로 평가하는 이가 지금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칼질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2차원적인 평면의 캔버스를 3차원의 입체공간으로 변모시켜 혁신적인 공간주의를 실현한 천재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필자가 지난 1년간 법률신문에 기고한 여러 편의 글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반응이 있었을 것이다. 그 중에는 별 것 없는 허접한 글로 독자들의 시간을 낭비했다는 의견도 매우 많이 존재했을 것이지만, 아주 소수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쓴 글에 대해서 "예술이었다"고 칭찬해주고 호응을 보내주신 분들이 있어서 ‘법대에서’ 원고를 작성해 온 지난 1년이 너무 너무 행복하였다.


그렇지만 필자가 진정으로 "예술이야"라는 찬사를 듣고 싶은 것은 제 본연의 업무인 재판업무인 만큼, 제 철학과 사상을 녹인 예술적이고도 독보적이면서도 독자적인 재판 진행을 통하여 제 재판을 감상하는 관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재판 당사자들로부터 제 재판절차가 "예술이었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법관 본연의 업무인 재판 업무에 충실하기 위하여 ‘법대에서’라는 지면을 통한 독자 여러분들과의 소통은 이제는 중단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동안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분들의 호응 정말 감사했습니다. 


박영호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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