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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구호뿐인 '형사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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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형사부의 상황을 보니 답답한 마음 뿐입니다." 

 

지난 달 19일자로 단행된 검찰 정기인사에서 일선 형사부장으로 배치된 한 부장검사의 말이다. 최근 검찰의 상황을 보면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형사건 수사가 넘쳐나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대형 적폐수사는 물론 재벌 갑질 등 기업비리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유례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검찰은 건마다 대규모 특별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부에서 밀려드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 외압 및 항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수사와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불거진 검찰 내 미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수사단도 꾸려졌었다. 상황이 이러니 일선 형사부에 배속됐던 검사 중에서도 특별수사팀으로 차출되는 일이 잦아졌고, 일반 국민의 고소·고발 사건이나 경찰 송치사건 등을 처리할 형사부 인력은 상시 부족 상태다.


거악을 척결해 나라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일은 검찰의 숙명이자 지상과제다. 하지만 한해 60만건에 달하는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공명정대한 처리도 민생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취임 당시부터 형사부 강화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민생범죄 수사를 더욱 공고히 해 검찰의 기초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형사부 검사(연구관)를 늘리고 전문성 강화를 통한 형사부 브랜드화를 추진했다. 이번 검찰 정기인사 때에는 일부 지검의 특수부를 형사부로 개편했다. 이런 노력에도 일선 형사부의 사정은 열악해지고 있다. 밀려드는 사건을 제때 처리할 여건이 되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분류하는 기준을 기존 (송치후) 3개월에서 4개월로 연장한 지 이미 오래다. 미제사건으로 분류되면 결재선이 높아지는 등 특별관리 대상이 된다. 그런데 4개월 초과라고 하지만 경찰에 보내 수사지휘하는 기간은 제외되기 때문에 고소나 고발이 이뤄진 날로부터 무려 6~7개월이 훌쩍 지난 사건들이다. 고소인이나 피고소인이나 검찰의 처분만 기다리며 반년 이상 불안정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셈이다. 한정된 인적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거악 척결'과 '민생사건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혜안이 절실하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