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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권집단소송 활성화되어야 한다.

지난 달 대법원이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이 제기한 증권관련 집단소송 허가신청 사건에서, 소송을 불허가했던 원심결정 중 유안타증권에 대한 부분을 파기 환송함으로써 동양그룹 발행 회사채를 매수했다가 손해를 입은 주식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여부가 본격적으로 심리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집단소송허가를 신청한 지 무려 4년만이다.

이 사건의 1심은 회생채권 신고를 하지 않아 집단소송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원고에 대하여 소송허가신청을 각하했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송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2심은 대표당사자 일부가 법률상의 대표당사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서 소송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하여 대법원은 대표당사자 중 일부가 집단소송의 구성원에 해당하지 않게 됐더라도 다른 대표당사자가 그 구성원으로 남아 있는 이상 집단소송을 허가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2심 결정을 파기 환송하였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자본시장에서의 소액 다수의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제도로 많은 기대를 받으면서 2005년 1월 1일 출범한 제도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집단소송제를 증권관련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도입하면, 정부주도의 규제가 민간주도의 규제로 바뀌면서 정부의 직접규제를 상당히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입법 당시 기대되었고, 한국 기업들의 이미지와 신뢰를 향상시켜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며, 또한 수십 내지 수백 건의 소송이 제기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사법자원을 절약하고, 소액다수 피해자에 대하여 실질적 구제가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그러나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시행된 지 만13년이 경과하였지만, 다수 피해의 효율적 구제라는 당초의 입법 취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0여 건의 집단소송이 제기되었고 허가결정이 확정된 건은 3건뿐이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지적된다. 법률제정 당시 기업경영활동의 위축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자 사전허가절차, 대표당사자 및 소송대리인의 자격 등에서 엄격한 규정들이 마련된 탓이 크다. 특히 비활성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소송의 허가에만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상 집단소송허가결정에 대해 즉시항고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민사소송법에 따른 집행정지 효력이 인정되기 때문에, 피고 측이 즉시항고를 거듭할 경우 본안사건 전에 소송허가결정에만 3심을 거쳐야 하고, 따라서 본안 3심을 합하면 사실상 6심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증권집단소송의 애초의 입법취지를 살리려면, 신속한 본안 진행을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집단소송 인가결정이 내려지면 이에 대한 항고를 하더라도 자동적으로 집단소송 절차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중지명령을 얻어야 한다. 우리도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상 즉시항고에 따른 집행정지 효력을 제한하여, 집단소송 허가 후에는 별도의 집행정지결정이 없는 한 본안소송이 곧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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