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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정거래법 개편은 법치주의·적법절차 강화에 초점 맞춰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7일 국내 로펌의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들을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여 그간 준비한 공정거래법 개편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공정위는 올해 3월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와 그 산하의 분과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올해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개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중요한 시점에 로펌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지혜를 모으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공정위는 1980년 말 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듬해 설립된 기관으로, 지금까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 규제, 불공정거래행위의 규제, 기업결합 제한 및 경제력 집중의 억제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런 이유로 정작 공정위 소속 공무원들은 듣기 싫어하는 단어지만 세간에서는 공정위를 '경제검찰'로 불러왔다. 


그런데 공정위의 사건처리 절차의 중요 내용들이 법률이 아닌 사건절차규칙이라는 이름의 고시에 규정되어 있어 적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공정위의 현장조사는 그 실상이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수색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도 법률에 의한 절차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영장주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다. 작년 말에는 공정위가 훈령으로 공정위 소속 공무원의 외부인 접촉을 대폭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그 무렵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법 위반사건 조사에서 변호사 동석 입회를 금지한 것과 맞물려 공정위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공정위 심결에 대한 불복절차가 고등법원을 1심으로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행정기관의 처분에 대한 불복사건이 행정법원을 1심으로 하는 것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거나 절차적 적합성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도 있다. 


공정거래법이 과거 고도성장기를 배경으로 하여 시장 기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틀로 기능해 온 것은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현재의 변화된 경제환경을 바탕으로 제도의 개선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다른 분야들은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에 맞춰 변화하고 있기에 공정거래 관련 법제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지난 17일 간담회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공정위 사건절차규칙에 규정된 주요 내용들을 법률에 반영하는 방안,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 당사자나 이해관계인의 의견제출권을 법률에 명시하는 방안, 현장조사 시 조사공문의 교부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간담회에 참여한 공정거래 분야 전문 변호사들은 대체로 제도 개선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곧 선보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이 적법절차 원칙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