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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지금은 청년시대] 반대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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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가.
수족관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이 흰 고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입니다.

그런데 물속에만 있는 줄 알았던 이 벨루가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물론 이 흰 고래가 진짜로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민항기 시장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에어버스社의 수송기 A300-600ST의 애칭이 바로 벨루가입니다.

얼마 전에는 기존의 벨루가보다 몸집이 커진 후속기 벨루가 XL의 돌고래 도장(塗裝)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벨루가 XL은 길이가 약 60m, 날개길이는 약 45m, 높이는 약 17m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합니다. 자체 무게만 해도 86톤에 이르는 이 어마어마한 비행기는 약 47톤의 화물을 싣고 날아오를 수 있다고 하니 수족관에서 만나던 귀여운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기체가 어떻게 하늘을 마음껏 날 수 있는 것일까요?
유체(流體) 속을 운동하는 물체에는 양력, 중력, 추력, 항력이라는 네 가지 힘이 작용하게 되는데 이들의 크기에 따라 운동의 형태가 정해지게 됩니다.

물체가 위로 떠오르게 하는 힘인 양력, 우리가 모두 익히 알고 있는 사과를 떨어지게 만든 중력, 물체를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추진력인 추력, 운동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저항력인 항력이 바로 그 네 가지 힘입니다.

아무리 크고 무거운 비행기라 하더라도 양력이 중력보다 크고, 추력이 항력보다 크다면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즉, 일단 어떤 물체가 떠오르기 위해서는 양력이 중력보다 커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양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크게 받음각, 비행속도, 날개 모양 등이 있습니다. 비행속도와 날개 모양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데 받음각은 또 무엇일까요?

받음각이란 간단히 얘기하자면 날개의 단면 맨 앞쪽(앞전, Leading edge)과 맨 뒤쪽(뒷전, Tailing edge)을 연결한 선(시위선, Chord line)이 상대풍과 이루는 각을 말하고, 상대풍은 날개의 이동방향에 정반대로 작용하는 바람을 말합니다. 우리가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창문을 내렸을 때 우리 얼굴을 스치는 그 바람이 바로 상대풍입니다.

받음각은 비행기의 자세가 변하면 그에 따라 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비행기에 작용하는 양력도 변화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받음각이 커질수록 양력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받음각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양력이 오히려 감소하고 항력이 증가하여 비행기는 조종성을 잃고 실속에 빠지게 됩니다. 이 때 적절한 조작을 하지 않는다면 비행기는 결국 추락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비행의 기초원리를 보며 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와 소수가 떠올랐습니다. 날개가 다수라면 그 반대방향으로 부는 상대풍은 소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말이죠.

다수라는 날개가 목표한 방향으로 정확하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소수라는 상대풍을 적절하게 받아주는 받음각을 필요로 합니다. 받음각이 너무 작다면 비행기는 날아오를 만한 적절한 양력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반대로 받음각이 너무 크다면 비행기는 오히려 실속에 빠져 추락하고 말 것입니다.

상대풍에 대한 적절한 받음각을 유지했을 때 비행기가 원하는 고도로 날아오를 수 있듯이, 다수도 반대하는 소수의 힘을 적절히 포용하였을 때 민주주의 사회는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지 1년여.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그 동안 억눌려 숨죽여 왔던 무수히 많은 소수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들의 소리가 시끄럽고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불어내고 있는 그 반대의 힘이야말로 우리 사회라는 비행기를 하늘 위로 띄워 줄 수 있는 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들을 향한 여러분의 받음각을 1。 올려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임지웅 변호사(법무법인 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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