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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투타겸업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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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메이저 리그 LA 에인절스 소속 투수 및 외야수로 뛰고 있는 일본인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二刀流) 선수로 유명하다. 일본 프로야구 니폰햄 파이터스에서 선수로 뛰던 2016년에는 일본 프로 야구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00안타·20홈런’을 달성했다. 투타 모두 팀의 주력 선수로서 리그 우승과 일본 시리즈 우승에 큰 기여를 했고,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해서도 투수와 타자 역할 모두를 잘해내고 있다.

그런데 판사들의 경우에도 야구선수의 경우처럼 투수와 타자 2가지 역할 모두를 잘 해내는 투타겸업 판사가 최고로 인정받는다. 판사들의 경우 통상 ① 판결 선고 시 쌍방 당사자가 모두가 불만을 가진다는 이유로 조정을 선호하면서 조정을 성립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겸비하여 거의 모든 사건을 조정으로 처리하는 조정 전문 판사와, ② 조정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조정하는 것보다 판결문 쓰는 것이 훨씬 편안하다면서 판결로만 거의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판결 전문 판사로 양분되어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조정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빼어난 법리와 치밀한 재판진행을 통한 완성도 높은 판결을 선고하되, 당사자들이 조정을 원할 때는 당사자들 모두가 만족할 만한 조정안을 제시하여 당사자 쌍방 모두가 만족하는 내용으로 조정을 성립시킬 줄 아는, 조정과 판결 모두에 능한 판사들이야말로 오타니처럼 투타겸업 판사로서 매우 특별하고도 특출난 판사라고 칭송할 수 있을 것이다. 판결문만 잘 쓰거나 조정만 잘 하는 판사는 한쪽 손으로만 칼을 쥐고 싸우는 하수이고, 판결문도 잘 쓰면서 조정도 잘하는 판사야말로 양손 모두에 칼을 한 자루씩 쥐고 양손 모두를 잘 활용하는 이도류(二刀流) 판사로서 한쪽 손만 사용하는 판사들보다는 훨씬 고수에 속하는 판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타니가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여서도 투타겸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이를 만류하면서 투수나 타자 역할 하나에만 집중하라고 조언을 했지만, 오타니는 이를 뿌리치고 투타겸업에 집중하여 엄청난 결실을 이루어낸 것처럼, 법원에 계신 판사님들 중에도 앞으로 오타니를 닮아 판결문도 잘 쓰고 조정도 엄청나게 잘하는 투타겸업 판사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

 

박영호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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