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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지금은 청년시대]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 어쏘 변호사, 의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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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지난 7. 4. 한국법조인협회가 주관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후원했던 신입변호사 멘토링 행사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필자는 경력이 일천하였지만, 첫 해의 막막함에 참고사항을 제공해 준다면 좋을 것 같아 멘토로서 참여하였다. 이 행사에 참여한 필자를 포함한 청년변호사들은 대부분 ‘법무법인’의 소속 변호사 또는 어쏘 변호사(associate lawyer, 이하 ‘어쏘’라 함)로 근무하는 경우였는데, 주된 관심사가 어쏘 변호사로서 파트너 또는 구성원 변호사(partner lawyer, 이하 ‘파트너’라 함)와의 관계, 의뢰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그 한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것이었고, 그에 관하여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에 법무법인에 한정하더라도 법무법인 내부의 변호사 관계와 의뢰인과의 관계가 법적으로는 어떤 관계인지를 정리해두면 업무의 부담이나 강도에 있어서 법무법인 내부에서 어떻게 업무분장을 할 것인지, 대외적으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 생각해서 정리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글은 법무법인 내부에서는 어쏘와 파트너의 관계에 대한 스케치가 될 수 있고, 동시에 법무법인에 사건을 위임하는 의뢰인이 법무법인의 누구에게 어떤 것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2. 법무법인이란 무엇인가?

과거에는 단독법률사무소 또는 소수의 변호사들이 모인 공동법률사무소의 형태가 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변호사수 증가와 함께 전문성 향상과 의뢰인의 신뢰도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설비를 공유하면서 비용을 분담하는 측면도 있어서 법무법인이 많이 증가하였다.

법무법인은 파트너 또는 어쏘 개인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변호사법상의 특수한 ‘법인’이다. 법무법인의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무한책임사원인 파트너들로 구성된 법무법인(변호사법 제40조), 유한책임사원인 파트너들로 구성된 유한 법무법인(변호사법 제58조의2), 무한책임사원과 유한책임사원이 결합한 법무조합(변호사법 제58조의18)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 변호사 사회 현실에서는 대부분 ‘법무법인’의 형태이고, 일부는 ‘법무법인(유)’이다(유한 법무법인은 설립요건에서 자본총액이 5억 원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법무법인에 비하여 설립요건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3. 파트너와 어쏘란 무엇인가?

아는 분은 알고, 모르는 분은 모르는 게 파트너와 어쏘의 구분이다. 이건 단순히 연차가 낮고 높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론상으로는 경력 10년 차 어쏘가 있을 수 있고, 신입 변호사더라도 이제 막 개업한 1년 차 파트너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파트너란 ‘구성원 변호사'의 다른 호칭으로, 해당 법무법인의 정관 및 등기에 구성원 변호사로 등록된 변호사이며, 금전 또는 용역을 출자한 변호사이다. 한편 워킹 파트너(working partner), 또는 파트너 대우 변호사라는 개념이 있는데, 엄밀히 말해서는 파트너가 아니지만, 곧 파트너가 될 예정이거나, 중간 관리자로서 소속변호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며, 법무법인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비하여 어쏘는 변호사법에서 '소속 변호사'로 지칭한다. 변호사법 제47조 '법무법인은 구성원이 아닌 소속 변호사를 둘 수 있다'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법무법인은 어쏘를 고용하는 고용인이고 어쏘는 피고용인이다. 따라서 어쏘와 법무법인의 관계는 어쏘의 근로제공과 법무법인의 임금지급이 상호 교환되는 근로계약관계이며, 어쏘는 근로기준법의 보호가 적용된다.

그런데 어쏘는 구성원이 아니고,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무한책임사원 또는 유한책임사원이 아니다. 어쏘는 법무법인의 파트너의 지시에 따라 사건 처리를 담당하는 법무법인 사무의 ‘이행보조자’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이행보조자’는 채무의 이행을 보조하는 역할만 담당할 뿐 채무자는 아니어서 채권자와 직접적인 법률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며, 이행보조자의 과실은 채무자의 과실이 된다. 즉 어쏘는 수임한 사건의 진행을 보조할 뿐 주도하는 역할을 하지 않으며, 사건 의뢰인과 계약관계를 형성하지도 않고, 어쏘의 과실은 곧 위임계약상 법무법인의 과실로 간주되지만, 어쏘가 위임계약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다만 이는 계약상 책임에 한정하는 것이며, 불법행위 책임은 질 수 있다).

다만 법무법인은 어쏘가 근로계약상 근로제공을 충실히 하지 않아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업무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대법원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나 구상권 행사는 경제력이 궁핍한 근로자에게 가혹한 결과가 될 수 있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수행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 이상 그로부터 발생하는 손해의 리스크를 전부 근로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한다(대법원 95다5261).

쉽게 말하면, 어쏘는 근로계약에 따라 법무법인의 지시, 구체적으로는 법무법인의 의사결정을 하는 파트너의 지시에 따른 업무수행을 하는 것으로 그 의무를 다한 것이며, 혹시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과실로 인한 책임은 법무법인과 그 구성원인 파트너가 부담하는 것이다. 다만 법무법인은 어쏘에게 근로자의 근로업무상 손해배상 책임을 청구할 수 있는데, 그 책임은 공평의 원칙상 제한된다.

하지만 어쏘의 역할을 완전히 근로계약관계로만 규정짓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어쏘도 전문가인 변호사이므로 단지 지시에 종속되는 것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 내에서 협력하며 활동하기도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어쏘의 전문성에 기댈 수밖에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어쏘의 역할이란 일반적인 회사 조직 내의 근로자 역할과는 사뭇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도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업무영역 확장과 성과에 욕심이 있는 어쏘라면 그 어쏘는 자신의 능력을 주어진 역할을 넘어서서 활용할 수 있고 어쏘의 기간을 향후 법무법인의 파트너가 되기 위한 준비, 또는 독립하여 개업을 하는 준비 시간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래서 파트너의 지시에 종속되는 관계이면서 동시에 협력하는 관계라는 이중적인 위치에 있다. 이런 이중적 위치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면 결국 어쏘와 파트너 사이에 의사소통이 끊임없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 혹시 그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쏘인 청년변호사들이 과감하게 대화의 통로를 뚫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4. 의뢰인과 파트너의 관계는?

그럼 의뢰인이 법무법인의 변호사에게 소송 및 자문 업무를 위임할 때 그 위임의 상대방은 누구인가? 의뢰인이 법무법인에 의뢰할 경우, 의뢰인이 자신의 소송 및 법률사무의 처리를 위탁하는 위임인이 되고, 법무법인은 의뢰인의 위탁사무를 처리하는 수임인이 되는 ‘위임계약관계’가 성립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법무법인의 위임사무 처리 의무는 법무법인이 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법무법인이 위임사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그로 인하여 의뢰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을 때 그 책임은 최종적으로 누가 지게 되는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한책임을 지는지(법무법인의 경우), 아니면 유한책임을 지는지(유한 법무법인의 경우)는 차이가 있지만,‘법무법인’의 각 구성원인 파트너가 책임을 지게 된다. 어쏘는 법무법인의 ‘이행보조자’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래서 법무법인이 사건을 수임할 때는 반드시 그 위임사무 처리에 최종 책임을 질 수 있는 파트너가 담당변호사로 들어가야만 한다(변호사법 제50조 제1항). 변호사법상 어쏘는 법무법인의 책임을 분담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5. 어쏘와 의뢰인의 관계는?

그럼 어쏘와 의뢰인은 어떤 관계일까? 우리나라에는 파트너 중에 권위있는 직에 계시다가 변호사가 되셨거나, 연배가 오래되신 변호사에 대해서 연락하기 어려워해서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 분위기가 아직도 많고, 어쏘가 이행보조자로서 서면작성이라던지 증거수집의 수족 역할을 하게 되므로, 의뢰인은 어쏘와 연락할 경우가 더 많다. 이 때문에 만일 의뢰인이 사건 결과에 대하여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어쏘의 탓을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어쏘는 법무법인 내에서 파트너의 지시에 따라 배당받은 사건을 처리하는 근로자이지 사건 수임인은 아니다. 따라서 배당받은 법률사무 처리에 필요한 영역에서 의뢰인과 의사교환을 할 위치에 있을 뿐, 그 소송의 종국적인 방향을 결정할 권한은 없다. 설령 파트너가 그 종국적인 방향의 판단을 어쏘에게 맡겼다 하더라도 그 책임은 파트너가 지게 되어 있다. 마치 관료조직에서 팀장이 판단자료를 제공한 팀원의 판단을 그대로 결재한 것과 같다.

따라서 의뢰인은 사건수행에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은 어쏘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소통하더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은 반드시 사건처리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파트너와 소통을 해야 하며, 어쏘를 통해서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그 의사결정의 무게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의뢰인은 어쏘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일처리가 더디다고 느껴진다면 파트너에게 이를 알리도록 해야 한다. 어쏘가 일을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어쏘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쏘가 해당 파트너로부터 다른 사건을 좀 더 빨리 처리해달라고 지시받았거나 압박이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쏘도 변호사로서 기본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단한 사안은 어쏘에게 언질을 주어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어쏘는 사건의 수와 난이도를 결정할 권한이 없고, 파트너에게 이 사건 뿐만 아니라 다른 의뢰인의 사건도 배당받아서 처리하는 것이어서 그 중요도가 결국에는 파트너의 심중에 좌우되기 때문에, 결국 어쏘의 빠른 일처리는 파트너와 의뢰인의 소통이 얼마나 원활하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어쏘는 법무법인과 근로관계에 있다. 그리고 법무법인의 의사결정은 파트너가 한다. 따라서 어쏘는 파트너의 업무지시에 종속된다. 파트너가 다른 사건에 관심이 더 많다면 어쏘 역시 그 사건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어쏘도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그 지시를 파트너가 하는데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개중에는 어쏘가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법무법인에서 어쏘를 관리하는 파트너가 있을 것인데, 파트너와 이 사건을 같이 담당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무법인에서 책임은 일차적으로 파트너의 책임이지 어쏘의 책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6. 나가며

어쏘로 있는 청년변호사들의 고민은 자신이 어디까지 자신의 개인적인 스케쥴을 포기하고 파트너와 의뢰인의 요구에 응해야 하는지 그 한계선을 명확히 하는데 모호한 부분이 많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파트너도 의뢰인도 어쏘에게 그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이번 정리된 내용을 통해서 어쏘와 파트너, 파트너와 의뢰인, 의뢰인과 어쏘의 관계가 간명해지고 각자의 역할과 요구사항과 책임의 한계가 명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서로에게 기대할 수 있는 사항이 정리되고 그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글이 앞으로 변호사가 될 로스쿨생과, 파트너를 준비하는 변호사와, 현재 법무법인에 소속되어서 무한책임을 질 두려움에 있는 어쏘와, 또 의뢰인이 될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조원익 변호사(한국법조인협회 법제이사)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