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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블랙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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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로펌'이란 말은 이제 신조어 축에도 못 낍니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그런데도 그 수는 줄어들기는커녕 변호사 취업난과 맞물려 오히려 늘고만 있습니다." 


취업을 빌미로 청년변호사들에게 구성원 등기를 강요하고, 이직을 하면서 구성원 등기 탈퇴를 요청하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며 제 잇속만 챙기는 '나쁜 로펌'이 증가하고 있다는 본보 기사<2018년 6월 28일자 1면 참고>를 본 한 청년변호사의 말이다. 이 변호사가 꼬집은 '블랙로펌'이란 저임금과 노동력 착취 등 청년변호사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펌을 일컫는 은어다.

 

청년변호사들이 성토하는 블랙로펌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6개월 의무 실무연수를 받아야 하는 새내기 변호사들을 대거 뽑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100만원 안팎의 수당만 주고 부려먹다 6개월 연수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내보내는 로펌이 대표적이다. 이런 비도덕적 행태를 매년 되풀이하는 로펌도 있다고 한다. 급여나 수당, 퇴직금 등을 체불하거나 폭언 등으로 모멸감을 주는 사례도 들린다.

 

실제로 청년변호사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 채팅방을 보면 블랙로펌 고발 사례를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다. 일부 몰지각한 선배들의 갑질에, 을의 위치에 있는 청년변호사들이 블랙로펌 정보라도 공유하며 서로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7월 이 같은 '블랙로펌'을 찾아내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조치가 이뤄진 것은 거의 없다. 변호사단체와 감독기관인 법무부의 강도 높은 실태 조사와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지만 소걸음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법 제1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당장 내 권리도 못찾고 있는 많은 변호사에게 변호사법 제1조는 '공자말씀'일 뿐"이라며 씁쓸해했다. 


블랙로펌은 동료이자 후배인 청년변호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변호사 사회의 화합을 해치고 세대간 갈등을 촉발·심화시키는 암적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선량한 선배 변호사와 로펌들이 도매급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 없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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