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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프리즘

고개 숙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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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을 처음 구경한 때 깊은 실망을 가져다 준 장면이 있다. 바로 변호사가 법정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볼 때였다. 왜 변호사는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또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도 머리를 숙여야 한다. 뉴스지상에 등장하는 법률사무소에 대한 무차별적인 압수수색과 영장집행은 좌절에 빠뜨리기도 한다. 어떤 경우 변호사를 사익만 도모하는 법조인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오해를 갖게 하기도 한다. 이뿐인가. 때로 변호사는 사건을 맡긴 악성 의뢰인에게 의도하지 결과로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변호사 2만명시대가 도래하고 변호사들은 자신의 경제능력으로 스스로 고개를 떨구곤 한다. 필자 또한 지인으로부터 학창시절에 비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발걸음을 보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역사를 되돌아보자. 링컨, 간디, 넬슨만델라, 고르바초프. 그들은 모두 변호사였다. 특별히 흑인노예를 해방시킨 링컨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사무장 출신의 변호사였다.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인도의 독립을 이끈 간디. 그는 영국변호사였다. 인종차별을 저항하여 오랜 투옥생활 후 남아공을 화합의 나라로 이끈 만델라는 자신을 낮춘 변호사였다. 변호사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고르바초프는 공산권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그들 모두 변호사로 출발하여 역사를 움직이는 지도자의 대열에 오른 인물들이다. 왜 하필이면 변호사 출신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일들이 많았을까. 현장에서 치열하게 문제와 부딪히며 당사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고개를 숙이며 법정에서 호소하는 일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증거를 찾아 뛰어다니는 변호사들. 그들은 법조계의 주인공들이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법정과 법정밖에서 고개를 숙여본다.

그리고 숙여지는 고개의 깊이 만큼 어두운 그늘은 점점 사라지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진다.

 

박상흠 변호사 (부산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