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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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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 변호사나 법무사에 의한 위임인 확인 제도를 도입하여 등기의 공신력을 보완하는 부동산등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법무사협회가 수년 전부터 본직의 본인확인의무를 회칙으로 제정하여 자체 시행하거나 그 필요성을 꾸준히 홍보함으로써 개정안을 견인한 결과이다. 전자환경에 맞는 등기선진화 사업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포석과 함께 업계에 만연한 명의대여와 등기팀의 불법운영 근절을 위한 고육책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본직에 의한 본인확인제도가 도입되면 대외적으로 자격자대리인에게 사실상의 인증권이 부여되어 자격자강제주의로 경도될 가능성이 있고, 대내적으로 기왕의 확인서면과 같이 명의대여의 단가인상요인만 될 개연성이 크다.

자격자대리인의 위상에 오히려 부작용이 날 수도 있다.

즉, 변호사나 법무사를 대리인으로 하지 않는 일반등기신청인과의 형평상 사법소비자에게 불편한 심리검사를 강제하고 능력 밖의 책임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보면, 등기원인의 진성성과 등기원인에 따른 등기신청의사를 확인하여야 하는 부분이 문제다. 민사책임으로 족할 것을 강행규정으로 단속하겠다는 것인데, 위임인의 실체적 등기의사를 확인하라는 것이면 그 자체로 불가능한 일을 요구하는 것이고, 형식적 신청의사만 확인하라는 것이면 그 자체로 무의미한 일을 요식하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위임인의 등기신청의사를 확인하여 동적거래의 안전을 보호할 경우 등기신청을 하지 않았던 진정한 권리자의 정적평온의 안전이 희생될 수 있다는 위험한 결과를 간과한 점이다. 자격자대리인이 등기관의 형식적 심사를 넘어 실체적 진정성에 대한 재판까지 해서 등기신청을 대리한다는 것도 괴이하다.

대법원의 오랜 숙원을 자격자대리인을 통해 보완하는 일은 그 소명과 충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바는 아니나, 과연 변호사와 법무사가 위조서류를 판별할 능력이 되는지도 의문이거니와 후일 소송에서 본직 작성의 본인확인서가 재판에 증거로 제출되는 경우 진정한 권리자와 적대적 지위에서 우겨야 한다는 점이 비극이다.

 

이성진 법무사 (울산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