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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로스쿨의 ‘변시 학원화 우려’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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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변호사시험의 로스쿨별 합격률이 공개되자 언론에는 전국의 25개 로스쿨이 변시 합격률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라고 하고, 로스쿨협의회 회장께서는 로스쿨의 변시 학원화가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하였다.

만일 로스쿨별 합격률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전체 변시 합격률이 올해의 49.35% 보다 상당히 높게 유지된다면 로스쿨의 변시 학원화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필자가 다닌 80년대 초중반의 대학시절과 교수로 재직 중인 2011년 후의 로스쿨시절을 비교하여 보면 참으로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의 강의는 거의 바뀌지 않은 것 같다. 로스쿨생들은 교수들이 수업의 상당 시간을 잡담으로 허비하고, 해당 과목에 필요한 내용보다는 하고 싶은 부분을 중심으로 강의하고, 강의계획서와 달리 진도를 제대로 나가지도 않고, 시험도 계속 출제했던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거나 변시를 핑계삼아 기출 객관식문제를 출제하고, 변시 기출문제가 무엇인지 관심도 없고, 시험 후에 첨삭지도는 고사하고 강평을 해주지 않거나 성적을 알려주지도 않고, 자기 강의를 듣도록 전화 등으로 강요하기까지 한다는 등의 불만이 넘쳐난다. 물론 비록 일부에 불과하지만 착실한 강의준비와 학생지도에 열성적인 교수들이 이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수들에 대한 평가는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좀처럼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변시 학원화를 정말 우려하고 싶을 뿐이다.

변호사시험은 로스쿨 교수들과 일부 실무자들만이 시험위원으로 참여하는데도 왜 많은 로스쿨생들은 변시 학원 강사들이 더 잘 가르친다고 할까. 강사들은 지금 강의를 못하면 바로 다음에 강의가 보장되지 않으므로 강의와 학생지도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교수들에게는 강의를 못해도 전임으로서 강의시수도 보장되고 대부분 정년을 채울 수가 있다. 그 보다는 논문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관심사에 따라서 다양한 외부활동과 연구과제로 바쁘다. 학생들에 대한 강의와 지도에 헌신해봐야 당장 생기는 게 없으니 관심도 별로 없는 것이다.

변시 합격률을 현재보다 대폭 높이면 오히려 교수들의 이 같은 모습은 더욱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로스쿨을 졸업하여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주기 때문에 로스쿨이 솔직히 유지되는 것이지 만일 변시 학원과 똑같은 조건이라면 하루아침에 대부분의 로스쿨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로스쿨별 변시 합격률 공개로 로스쿨이 '변시 학원화'가 된다고 우려할 것이 아니라 로스쿨생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변시 학원과 비슷한 것이라면 그렇게라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도 결국 변호사시험을 통해 완성되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리고 로스쿨 교수들이 정말 로스쿨교육에 헌신적으로 노력하였다면 벌써 과감한 변호사시험제도의 개혁을 부르짖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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