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나의 여행기

[나의 여행기] 美 샌프란시스코 여행 이채승 변호사

바다사자 부둣가서 일광욕… 도시와 자연 '절묘한 조화'

11시간의 비행 끝에 느낀 샌프란시스코의 상쾌한 바람은 서울의 무더위에 찌들어 있던 나를 단숨에 깨워주었다. 일 년 내내 온화한 날씨에 반짝이는 햇살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샌프란시스코는 첫 인상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래서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히나 보다.

시내에 들어서자 언덕길을 누비는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케이블카가 보인다. 케이블카는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의 특성에 딱 부합하는 교통수단인데, 근교에 실리콘밸리가 위치해 있어 기술혁신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100년 된 케이블카를 여전히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은 신구 조화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143696.jpg
샌프란시스코만 연안의 유명 쇼핑센터인 ‘Pier 39’ 부근 부두에서 바다사자들이 나무로 된 선착장에 올라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잠을 청하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다.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를 느끼러 들른 피셔맨즈 워프(Fisherman’s Wharf)에서 한가로이 산책하며 곳곳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나 기념품점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길거리 공연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본다. 같은 도시인데도 서울과는 기분이 사뭇 다른 게 좋다. 다시 발길을 옮겨 사람들이 모여 있는 부두 한편으로 가보니 39번 부두(Pier 39)의 상징과도 같은 바다사자 십수 마리가 일광욕을 만끽하고 있다.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잠을 청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야구의 본고장에 왔으니 야구 관람도 필수! 여행 2일차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AT&T Park에서 MLB 관람을 했다. 최고의 경기력과 시설, 홈팬들의 수준 높은 관람 문화에 한 번 놀라고, 경기가 끝나고 선착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서슴없이 다가와 경기결과를 묻고 ‘졌다’는 대답에 아쉬워하면서도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친화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농구를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NBA도 보고 싶었지만 시즌이 끝난 뒤라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은 근교로 드라이브를 떠나보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남쪽으로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다보면 미국에서 가장 경치 좋은 드라이브길로 손꼽히는 17마일 드라이브 코스가 나온다. 전망포인트마다 표시가 잘 되어 있고 주차공간도 넉넉해 원하는 포인트마다 내려서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았다. 자연이 주는 멋진 풍경만큼 가슴에 와 닿는 것이 또 있을까. 호젓한 길을 달리면서 아름다운 절경을 보니 마음 속 고민이나 스트레스가 저절로 흩어져버리는 것 같았다. 우연히 곁에 있던 야생동물보호가 덕분에 망원경으로 바다에 떠서 놀고 있는 수달 가족까지 보았다.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예정했던 빅 서어(Big Sur)까지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여행 기간 중 가장 더웠던 날 우리는 나파밸리로 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1시간 정도 가면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의 탐스러운 포도밭이 반겨준다. 와이너리 투어를 예약할까 고민하다 그냥 자유롭게 가고 싶은 와이너리로 골라가자고 결정했는데, 결과적으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유명한 Robert Mondavi Winery를 비롯해 Opus One Winery, Stags Leap Winery, Heitz Wine Cellars까지 총 4개의 와이너리를 들렀는데, 와이너리마다 다른 풍광을 배경으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개성 있는 와인들을 시음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아쉬움 때문인지 이날은 해가 유난히 빨리 진다고 느껴졌다. 


143696-1.jpg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적 건축물인 금문교(Goldengate Bridge)를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건너고 있다. 골든게이트 협곡을 가로지르는 현수교인 금문교는 풍광도 빼어나지만 그 웅장한 건축술에 감탄을 금지 못한다(사진 위). 얼굴 사진은 필자인 오킴스 법률사무소의 이채승(35· 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 사진 아래는 금문교로 향해 가는 길가에 위치한 한 폭의 그림 같은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Palace of Fine Arts)의 모습. 아름다운 궁전을 배경으로 백조와 오리들이 호 수위를 노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동화속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여행 5일째는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Goldengate Bridge)를 지나 소살리토까지 다녀오는 일정이다. 금문교로 향해 가는 길에 한 폭의 그림 같은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Palace of Fine Arts)에 들러본다. 웅장한 건축물을 배경으로 백조와 오리들이 세상 편안하게 호수 위를 노닌다. 다시 발길을 재촉해 오늘따라 안개가 많이 낀 금문교로 출발했다. 자전거로 충분히 완주할 만하다. 금문교를 건너 도착한 소살리토에서 여유롭게 쉬면서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상점, 카페들을 둘러본 후 여객선을 타고 돌아왔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 MOMA) 관람을 끝내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넘어가고 있다. 즐거웠던 휴가도 마무리 되어간다.

여행에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파인다이닝도 즐기고,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필수라 할 수 있는 인앤아웃버거와 블루보틀 커피도 빠짐없이 챙겨 먹었다. 특히, 1912년 오픈하여 100년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Swan Oyster Depot에서 먹은 신선한 해산물들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상상만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특히, 세 가지 종류의 굴이 함께 나오는 샘플러와 클램차우더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실내 좌석이 18석 밖에 없어 대기시간이 상당하지만 기다려서라도 먹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짧은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눈을 감으면 사람과 자연,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다양한 매력을 뽐내던 샌프란시스코가 아른거린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