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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원론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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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경제학 원론’ 시간에, 교수님께서 ‘초과 수요 문제’를 설명하시면서 “(택시 합승을 없애려면) 승객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난다.

당시 택시기사에 대한 처벌(과태료) 규정이 있었음에도 합승이 만연하였는데, 승객을 처벌하면 비싼 택시비에 과태료까지 부담하기를 꺼려할 것이므로 합승이 사라질 것이라는 취지였다. 필자는 일반 국민인 승객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하여는 많은 행정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대학 졸업 무렵, 공교롭게도 택시 합승은 거의 없어졌다. 승객 처벌 규정이 도입된 것은 아니고, 아마도 택시가 늘어난 것이 그 원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양적 증대로 인해 사회적 문제(합승)가 해소'되었다.

작년 9월로 시계를 돌려 보자.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오버랩 된다.

당시 유사사례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법무부는 공청회를 개최하였고, 국회도 소년법 등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 하향, 소년법 폐지 등 많은 대책들이 해법으로 제시되었다. 그러한 논의 과정에서 우리사회는 소년범죄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예방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법무부는 각 지역에 소년원, 보호관찰소 등을 두어, 청소년 범죄 예방 및 재범 방지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소년의 재범 방지 업무를 담당하는 소년원 교사들은 5일마다 신기한 체험(?)을 한다. 09시에 출근하여 다음 날 18시에 퇴근하는 '32시간 연속 근무'가 바로 그것인데, 이는 감호 전담 인력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기인한다.

또한, 청소년 범죄 예방 업무를 맡고 있는 보호관찰소 직원은 1인당 소년 130명을 지도한다. 이는 'OECD 주요 국가 평균인 1인당 27명의 5배'에 해당한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점과 인력 증원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다. 소년원, 보호관찰소와 같은 격무 기관에서는 (직원의) 양적 확대가 (교육 및 상담의) 질적 향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인 듯하다.

택시의 증차로 인해 합승이 사라졌듯이 소년원 및 보호관찰소의 인력 증원이 청소년 범죄를 줄이고 우리 사회를 밝고 안전하게 만드는 신의 한수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하영 부장검사 (법무부 범죄예방 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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