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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대법관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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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임기만료로 퇴임하는 고영한(63·사법연수원 11기)·김창석(62·13기)·김신(61·12기) 대법관의 후임 인선절차가 한창이다. 다음달 4일까지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검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경서)는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후보자 추천 작업에 들어간다.


이번 대법관 인선은 향후 사법정책이나 대법원 판례의 방향에 큰 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새 대법관 3명이 들어오게 되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대법원에 입성한 대법관이 김 대법원장을 제외하고도 모두 7명으로 늘어 대법관회의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과반수를 넘게 되기 때문이다. 대법관회의는 판사 임명 및 연임 등 법관 인사에 대한 동의권은 물론 대법원규칙을 제·개정하고 대법원장이 부의하는 각종 사법부 중요 정책을 의결하는 권한을 가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 기존 판례를 변경할 수 있는 등 최종적인 법해석권을 갖는다. 새 대법관 인선과 그 기준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현재 대법원은 연간 4만건을 훌쩍 넘는 상고심 사건 폭주로 신음하고 있다. 대법관 1명이 매년 3600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해야하는 셈이다. 이때문에 새 대법관들은 우선 법이론적 전문성과 함께 재판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대법관들은 또 최종심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념과 성향이 치우치기 보다는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각을 녹여낼 수 있는 폭넓은 안목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아울러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에 대한 확고한 철학도 가져야 한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논란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내풍(內風)과 외풍(外風)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대로 재판할 수 있는 당당함은 물론 국민에게 모범이 될 청렴성도 함께 갖춰야 한다.


우리 사회는 날로 폭증하고 있는 첨예하고 다양한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판 역할을 해야 할 사법부가 중심을 잡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재판'을 하려면 '좋은 대법관'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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