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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변시(辯試)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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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으로 대표되던 기존 법률가 배출 제도의 총제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법률가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2009년 도입된 로스쿨이 출범 10년째를 맞았다. 법조인 배출 시스템이 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 것이다. 로스쿨은 그동안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가진 '신(新) 법조인'을 양성해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한편 '사법연수원 기수', '출신대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이른바 법조카르텔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의 요람으로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그 중에서도 변호사시험 문제는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 '로스쿨 10년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는 시리즈를 기획하면서도 가장 고심됐던 부분이 이 지점이었다.

 

입학정원 대비 75%로 사실상 고정된 합격률 탓에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올해 급기야 40%대까지 추락했다. 로스쿨 교육 현장은 '변시 올인(All-In)' 풍조가 나타난 지 오래다. 많은 로스쿨이 입시학원처럼 운영되고, 특성화·전문화 교육은 고사(枯死)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모두 '불필요하게 어렵고 경쟁적인 변호사시험'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변호사시험이 로스쿨 커리큘럼을 정상적으로 성실하게 이수한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통과할 수 있는 자격시험이 아니라 커트라인을 정해놓고 일정 비율의 응시자를 무조건 떨어뜨리는 선발시험 체제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은 낙오자 대열에 끼지 않으려 1학년때부터 '닥치고 변시'에만 몰두하는 현실로 내몰린다.


국민의 사회적 생명을 다루는 법조인은 품성은 물론 실력면에서도 당연히 뛰어나야 한다. 하지만 시험 체계를 어렵게 한다고 법조인의 자질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사법시험 제도를 통해서도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특히 미래의 변호사가 가져야 할 능력은 판례 지식의 암기나 기재례에 따라 전형적인 법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능력은 인공지능으로 곧 대체될 것이다. 신속하게 쟁점을 파악하고 분석해 현명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능력, 문제를 논리적으로 제기하는 능력, 의뢰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 등이 중요한데, 현재의 변호사시험은 이런 능력을 배양한 것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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