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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무의미한 감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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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응시자 수에 맞춰 합격자 수를 늘리는 게 정의입니까?"


지난달 12일 대한변호사협회가 개최한 '법학전문대학원의 미래와 해법' 심포지엄에서 변협 관계자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에 반대하며 항의하는 로스쿨생들에게 던진 말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심포지엄을 준비한 관계자 입장에선 행사장 건물 앞에서 항의 삭발시위를 벌이고 장내에까지 피켓을 들고와 항의하는 로스쿨생들이 못마땅했을 수 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 취지와 달리 변호사시험이 사실상 기존 사법시험과 동일한 선발시험 형태로 흐르고 있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이로 인한 교육 현장의 황폐화를 몸으로 겪고 있는 로스쿨생들의 입장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장면을 보고 '선배 변호사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미래의 후배들 얘기를 차분히 듣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될 것을 왜 저렇게 감정적으로만 대응할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일이 한달도 안돼 또 일어났다. 최근 로스쿨협의회가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김현 대한변협회장에게 축사를 요청했다가 돌연 취소한 일이다. 로스쿨협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소송까지 내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도록 하고, 로스쿨 정원과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 로스쿨간 통폐합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대한변협이 눈엣가시일 수 있다. 그러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박상기 법무부장관 등 관계기관장 모두에게 축사를 부탁해 놓고 돌연 김 협회장에 대해서만 손바닥 뒤집듯 "축사는 안 되고 참석만 하라"는 식의 통보를 한 것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대응이자 결례로 볼 수밖에 없다.


로스쿨 제도 개선이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이런 감정싸움으로 해소될 문제인가. 더구나 변협과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을 위해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양대 축이다. 양측의 감정싸움이 깊어질수록 문제 해결의 길은 요원할 뿐이다. 전쟁중에도 대화는 하는 법이다. 더구나 양측은 적도 아니고, 적대적 관계이어서도 안 된다. 새로운 법조인 양성 제도가 바르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무한 협력해야 하는 동지적 관계다. 양측의 골이 깊어지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학생과 국민들이다. 감정은 걷어내고, 무릎을 마주하고 법조인 양성 제도의 미래를 논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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