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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남북한의 사법교류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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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역사적 쾌거이다. 정치적 해석을 달리 하는 견해가 없지 아니하나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확인·선언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이런 기회에 촉발되어 남북한의 사법교류도 현실화되었으면 한다. 남북한 사법교류의 요체는 우리가 먼저 북한의 사법체계를 정확히 알고, 북한이 우리의 사법제도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여 종국적으로는 상호 연구의 단계까지 발전시켜가는 것이다.

우리의 북한법 연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작고하신 장명봉 교수님의 선구적 안목과 노력에 힘입어 싹을 틔어왔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척박한 연구환경에서 열정과 헌신으로 연구의 기틀을 잡으셨다. 그분이 뿌린 씨앗이 널리 펴져 북한법연구회를 비롯하여 한국법학교수회의 북한법연구특별위원회, 일부 대학의 북한법연구센터 등이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통일부나 법제처, 국회입법조사처, 헌법재판연구원 등에서는 주로 북한 법령 위주로 자료를 수집하고 남북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 위주로 연구를 해왔다. 사법부에선 2006년 통일사법정책연구반을 구성하여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 후, 2014년 사법의 중장기적 과제를 연구하는 사법정책연구원을 설립하고, 그 아래 통일사법센터를 두어 북한법과 통일법을 연구하는 기관을 갖추게 되었다.

재야로 눈을 돌려보면 대한변호사협회는 2004년부터 통일문제연구위원회를 설립하고, 북한법연구회와 공동으로 통일시대에 대비한 법률가포럼인 북한법조찬포럼을 꾸준히 열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17년 통일법제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북한법 전문가를 확보하는 등 통일을 준비하는 법률가의 저변 확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북한의 사법제도는 사회주의의 법체계를 전제로 하여 구축되어 있고, 사법기관이 당과 내각에 종속되어 있는 등 남한의 사법시스템과는 그 간극(間隙)이 매우 크다. 이러한 사법환경에서 남북한 사법제도의 비교연구는 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남북의 현실적인 법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연구도 시급하나, 이에 못지않게 북한 사법제도 자체에 대한 연구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심정으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산재해 있는 각 정부기관 및 연구기관, 연구회 등을 연계하고, 북한법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네트워크의 구축도 시급한 일이다. 평창올림픽 때,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과 북이 한때나마 함께 어울려 ‘우리는 하나’라는 애틋한 마음을 나누었듯이 학계나 실무계에서 북한법과 통일법을 보다 새롭게 인식하고, 남북한 사법교류에도 더 큰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바라는 마음이다.

 

김홍엽 변호사 (법무법인 충정)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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