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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저작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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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자체(서체도안), 일명 폰트(font)를 사용한 게시물이나 작업물에 대해 폰트 저작권을 침해했다면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뉴스를 접했다. 폰트와 폰트파일(프로그램)은 구분되며, 그 법적 평가가 다르다는 것을 아는 변호사로서 그 뉴스를 접하면서 여전히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 주장과 그에 따른 무고한 피해자들이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자와 관련해서 저작권의 보호대상으로 고려해 볼 것은 대략 3가지 정도이다. 먼저 서예의‘서체’, 그것은 문자가 정보 전달의 수단 외에 미적 감상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다(서울고법 1997. 9. 24. 선고 97나15236 판결, 저작권자가 궁체에 대비되는 ‘민체’를 연구하고 체계화하여 이를 작품화한 것에서, 영화제작자가 ‘축’자와 ‘제’자를무단으로 사용). 그리고 ‘글자체’, 이것은 일단 디자인보호법 제2조 제2호에서 기록이나 표시 또는 인쇄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 형태로 만들어진 한 벌의 글자꼴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등록되면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될 수는 있다. 하지만 폰트라고 부르는 ‘글자체(서체도안)’는 통상 그 자체로 저작물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누5632 판결 등). 반면 ‘글자체파일(서체파일)’은 저작권법상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나 글자체를 컴퓨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으로서 프로그램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대법원 2001. 6. 29. 선고 99다23246 판결).

정리하면 프로그램으로서 서체파일을 복제, 전송, 배포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나, 서체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표현된 결과물인 서체도안,즉 폰트만 사용하는 행위는 폰트 자체가 예외적으로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권 침해행위가 아니다(서울중앙지법 2017. 12. 15. 선고 2017나29582 판결 참조). 저작권자 또는 대리인은 폰트가 사용되었다는 것만으로 저작권 침해 및 그에 따른 합의 주장을 쉽게 해서는 안 되며, 폰트 사용자나 폰트 사용물의 게시자는 폰트만 사용한 것인지 폰트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인지 제대로 확인하고 저작권 침해 주장에 대응해야 한다. 저작권은 마땅히 보호해야 하나 무분별한 저작권 주장은 지양돼야 하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저작권을 제대로 보호하는 풍토를 만든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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