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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웅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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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말과 글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사이버공간이건 어디건 모두들 자기 말을 하기 바빠 남의 말을 들을 여유도 없고 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마치 자기 주머니만 챙기려고 혈안이 된 난전(亂廛)의 장사치들 같다. 좌판 벌인 사람만 있지 정작 팔아 주는 사람이 없으니, 장사치들끼리 서로 서로 노려보고만 있을 뿐 진종일 장판에 돈 한 푼도 돌지 않는 형국인데, 재미있는 것은 튀는 행동으로 영웅행세를 하려는 자기과시적 인간 군상들이 많다고 느껴진다.

지금은 사람들이 세상의 이치를 알고 있어 뛰어난 영웅의 출현이 어려울 수 있다. 튄다고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닐 터인데 인간적으로 보아도 딱한 노릇이다.

마키아벨리는 영웅을 ‘여우의 마음을 가진 사자‘ 라고 하였다. 덕을 지키되 권력을 잃어서는 안 되고, 잔인하되 관대하다는 평판을 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시대와 동서를 불문하고 영웅들은 민중들의 환호를 받고 동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같은 유형의 영웅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제 약 1개월 후에는 전체 법무사를 대표하는 협회장이 새로 선출된다. 이미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모두 업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법무사 직역수호, 직역 확대 등 엇비슷한 공약을 내걸며 서로가 천하의 명마라고 주장한다.

‘돌을 물에 던지면 전혀 힘을 들이지 않아도 돌은 물속으로 들어가지만(以石投水), 물을 돌에 부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물은 돌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以水投石)’는 말이 있다. 포용력이 있는 사람은 어려운 말을 들어 주지만, 완고한 사람에게는 쉬운 말조차 통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돌을 물에 던지는 것처럼 남의 말을 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영웅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어쩌면 기대가 너무 높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무언가 남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우리가 찾는 영웅일 수 있다. 인재는 다른 시대에서 빌려올 수 없다(才不借於異代).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다.

황정수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법제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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