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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스포츠 에이전트 시대, 변호사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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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의 가치 -

잠시 과거로 축구의 시계를 되돌려 보자. 한국 축구 역사의 가장 찬란했던 시기인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떠오른다.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필자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데시벨이 높았던 순간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 전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 장면을 꼽는다. 광화문 광장이 흔들렸다던 그 순간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각종 스포츠 채널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 그 경기가 멀티플레이어의 가치를 알기에도 더할 나위가 없는 경기라면 어떨까, 축구팬들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패널티 킥을 실축하고, 선제골까지 빼앗겼던 상황을 타개한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용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는 한국 축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멀티플레이어, 유상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볼란치의 한 축을 담당하며 출전했던 유상철은 3백의 왼쪽을 담당했던 김태형이 황선홍으로 교체되며 그 자리를 메운 것을 시작으로, 히딩크 감독이 후반 38분 캡틴이자 수비의 중심인 홍명보를 교체하는 강수를 둔 이후에는 중앙 수비수를 맡아 비에리와 토티가 건재하였던 이탈리아의 공세를 막아내며 갖은 고생을 했다. 다소 가려지긴 했지만 마찬가지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역량을 뽐낸 송종국 역시 이날의 언성 히어로로 손색이 없었다.

구기 종목은 그 특성상 포지션의 구분이 뚜렷하다. 이에 각 포지션에 맞는 전통적인 역할이 강조되어 왔다. 그리하여 팬들로부터 널리 사랑받는 선수는 대개 그 포지션의 대가, 즉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구기 종목에서 포지션의 파괴, 멀티 포지션의 소화는 파격이라고 볼 수 없는 대세적 흐름이다. 비단 축구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를 출발로 하여 최근 몇 년을 관통하고 있는 멀티 포지션 선수의 가치 상승(필자 주 :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를 ‘유틸리티 플레이어(Utility Player)’라고 부른다, 추억의 이름이 되었지만 강정호도 처음에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었다)이 투타 겸업에 도전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서 정점에 이르고 있으며,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과거 ‘트위너’라고 불렸을 법한 선수들이 빠른 페이스와 스페이싱을 추구하는 공격 전술과 이에 대응한 스위치 수비의 발전으로 인해 더없이 소중한 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제 7풋(213cm) 센터가 3점 슈터로 활약하는 장면과 더불어 벤 시몬스(필라델피아 76ers) 같은 208cm짜리 포인트 가드를 보는데도 익숙하다. 멀티 플레이어가 각광 받는 시대에 그들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련의 흐름인 것이다.

- 에이전트의 시대, 멀티플로이어(Muitiplawyer)의 가치

지난 해 12월 23일, 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드디어 진통 끝에 공인대리인제도를 시행하기로 하였고 제1회 시험이 치러졌다. 필자는 이 시험에 합격하여 2018. 2월 비로소 첫 업무를 개시하게 되었다. 법조계와 스포츠계를 아우르는 멀티플로이어로서 첫 걸음마를 뗀 것이다.

변호사 직역에서 재판에 출석하여 변론을 하는 것 외에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바로 서류의 법적 타당성 내지는 법적 리스크를 검토하는 일이다. 그 서류는 주로 ‘계약서’의 ‘조항’에 관한 것이다. 프로 선수가 수많은 계약서에 그보다 더 많은 조항을 확인하고 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더불어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현재는 한 명의 스타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규모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게 커졌다(메시와 호날두의 일거수일투족이 대한민국의 안방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와 관련된 초상권 등의 분쟁, 수익의 창출과 분배에 대한 갈등은 퍼블리시티권, 인도스먼트와 같은 생소한 법률문제를 낳고 있다. 법률가의 역할이 끊임없이 요구됨은 물론이다.

스포츠 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스포츠 계약은 주로 프로 선수와 소속 팀 내지는 소속사(에이전트사) 사이의 법률관계를 생성하는 법률행위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선수는 협회, 연맹, 기업(스폰서) 등과의 계약관계를 가질 수도 있다. 이런 계약은 기본적으로 일반 민사법 상의 계약법 이론을 근간으로 하지만 스포츠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 특수성을 고려한 특별 법리를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중요한 것이 계약상의 법률문제를 미리 검토하고, 이후 벌어질 법적인 이슈에도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법률 전문성이다.

이처럼 스포츠 에이전트의 역할 중에서 선수의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분쟁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계약을 대리하는 것,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계약서를 검토하는 것 역시 법률적인 지식이 풍부한 법조인에게 일임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에, 많은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는 변호사와의 접점이 크다고 하겠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 예상되므로 이러한 시장의 변화, 늘어날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변호사들의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축제는 무엇인가, 아마 정답은 올림픽일 것이다. 이 최대의 축제를 주관하는 기관은 IOC로 약칭하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이며, 그 기관의 수장인 IOC 위원장은 그야말로 스포츠 업계의 최정점에 있는 스포츠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IOC의 9대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사람은 독일인 토마스 바흐다. 그리고 세계 스포츠의 수장, 토마스 바흐의 직업은 바로 변호사이다.

천우석 변호사 (법무법인 인덕·KBO공인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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